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64.5원을 기록하며 6거래일 만에 소폭 상승했다. 다만 전날을 제외하면 지난 2014년 10월30일(1055.5원) 이후 3년2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손에 꼽히는 게 달러화가 이상할 만큼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외환당국이 환율 하단을 막는 개입(달러화 매수)에 소극적인 것도 한 요인이다. 최근 지적학적 리스크가 점차 완화하는 점도 원화 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화 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 하락한다.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일반적으로 원화 강세는 원자재를 수입하는 제조업체들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최근 국제 유가와 주요 비철금속 가격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수출이 올해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록한 15.8%보다 대폭 낮아진 증가율이다. 원화 강세와 유가 상승,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하방 요인이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삼성·현대차·SK·LG·한화 등 주요 기업들은 내실강화로 이같은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보다 10.9% 줄어든 310명만 임원으로 승진시키고, 삼성중공업이 임원 수를 30% 축소하기로 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