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위기때 뭉치자’…M&A 시장 대세로 떠오른 컨소시엄

SI+PEF 뭉친 컨소시엄 시장 대세로 '우뚝'
코로나에 커진 변동성…합리적 매각 전략
'승자의 저주' 피하고 '트랙레코드'도 확보
"코로나 2차 확산에 컨소시엄 이어질 것"
  • 등록 2020-09-02 오전 2:00:00

    수정 2020-09-02 오전 2:0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위기때 머리를 맞대자…’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복수의 원매자들이 힘을 합쳐 인수에 나서는 ‘연합군’(聯合軍)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다채로운 정보 공유와 전략으로 합리적인 매각에 나서겠다는 계산이 컨소시엄 매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조 단위 거래가 오가는 딜에 참여해 트랙레코드(투자경험)를 쌓고 첫 인연을 계기로 향후 의기투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하반기 들어 잠잠해지나 싶던 코로나19가 다시금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컨소시엄 형태로 매각전에 나서는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매각전 필승 공식으로 우뚝선 컨소시엄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육출판기업 미래엔과 국내 PEF 운용사인 엔베스터, 코스톤아시아 컨소시엄은 지난달 27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으로부터 영실업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영실업 지분 100%로 거래 금액은 약 1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매각 협상을 진행하던 양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딜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자칫 매각 협상이 어그러질 수 있던 상황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가지 못한 유아층의 집콕 육아 상황에 온라인 채널 매출이 급증하면서 매각 불씨가 살아났다.

전략적투자자(SI)인 미래엔이 영실업 인수의 키를 쥔 상황이었지만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엔베스터와 코스톤아시아의 제언(提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꼽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 내 인수 의지가 유지되며 ‘딜 드롭’(인수전 철수) 대신 재매각으로 기울면서 협상 절차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환경폐기물 업체 인수전에도 컨소시엄이 주도적인 행보를 보였다. E&F프라이빗에쿼티(PE)와 IS동서 컨소시엄은 지난 6월 코엔텍(029960)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 E&F PE가 보유한 인선이엔티(060150)를 IS동서가 인수하며 연을 맺은 두 회사는 해당 분야 잠재력에 뜻을 모으면서 업계에서 관심을 모았다.

최근 EMC홀딩스의 새 주인으로 올라선 SK건설도 영국계 독립형 자문사 BDA파트너스가 인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과거 EMC의 모태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에 매각한 경험을 토대로 인수 자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이 밖에 최근 본입찰을 진행한 효성캐피탈 매각전에 새마을금고-에스티리더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과 사모펀드 운용사 화이트웨일그룹(WWG)과 대신증권 컨소시엄 등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컨소시엄 입찰이 뚜렷한 경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승자의 저주 피하고 향후 의기투합도 가능

컨소시엄 형태는 전략적투자자(SI)들이 M&A 시장을 잘 아는 PEF나 자문사와 손을 잡고 나서는 경우가 가장 많다.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사업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대기업 원매자가 PEF와 인수에 나선 뒤 성과 보수 지급이나 지분 일부를 주는 방식으로 의기투합하는 형태다.

복수의 PEF가 모여 딜을 주도한 뒤 투자 비율대로 수익을 꾸려나가는 구조도 있다. 지난 6월 신생 PEF인 디비 프라이빗에쿼티(PE)와 노앤파트너스가 상하수도 강관 코팅업체인 ‘코팅코리아(COATING KOREA)’의 경영권을 634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컨소시엄 형태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코로나19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등을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자칫 단독으로 인수 협상에 나섰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우군 확보를 부채질하고 있다. 컨소시엄 인연을 계기로 향후 딜에서도 의기투합 할 수 있다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최근 시장 상황에서는 단독 인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컨소시엄 형태는 인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데다 양측 모두 해당 분야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어 최근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PEF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2차 위기로 시장 혼란이 재차 부각되는 상황에서 의견을 모아 다각도로 훑어보고 접근하는 컨소시엄 입찰 방식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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