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0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경기도 김포시와 부산시 해운대·수영구 등에서 ‘급하게 팔아달라는 매물’(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가 수천만 원 낮춘곳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실거래가 수준에서 팔아달라는 급매여서 시장은 관망세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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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김포는 경기도에서 매물 증가량이 가장 많았다. 23일 기준 규제 전인 5일 전과 비교해 매물이 3.9%(4168건→4331건) 증가했다. 급매물은 4건에서 80건으로 76건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부산도 수영과 해운대가 각각 급매물이 13건, 2건 증가해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급매물이라고 나오긴 하지만, 아직까진 급하지 않은 모양새다. 일부 호가는 내렸지만 실거래가 수준이다. 김포 대단지 아파트인 풍무동 풍무센트럴푸르지오(전용면적 84㎡)는 규제 발표일인 19일에는 7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 역시 7억5000만원선(입주매물 기준)에 머물러 있다. 전세 낀 매물은 7억3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왔다.
부산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산은 지난 19일 해운대구와 수영, 동래, 남, 연제구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 이중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중심으로 매물 나오고 있지만 가격은 직전 실거래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망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 74㎡은 지난 10월24일 13억5000만원으로 13억대에 들어온 이후 17일 13억6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매물이 한 건 있지만 ‘급매물’이라는 광고를 하면서도 호가가 13억6000만원이다.
A공인은 “내년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급매물로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호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주·서부산 등 비규제지역 ‘황소장’ 시작?
강서구 명지신도시 대단지 아파트 명지더에듀팰리스부영은 전용면적 136㎡ 기준 최근 호가가 실거래가 대비 일주일새 4억원이 뛰었다. 지난 14일 8억6000만원(10층)에 거래됐지만 현재 12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은 실수요자 등이 적어 부동산자금이 크지 않아 규제효과가 즉각적이었지만 부산은 이미 한 차례 규제한 상황이어서 학습효과도 있어 낙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규제지역만 풍선효과가 발생해 전국 집값이 다 오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조정지역이라도 단기 조정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규제에 따른 집값 안정보다는 오히려 비규제지역이 전형적인 풍선효과를 보이며 급등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