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에 한목소리 못낸 G20…"7월까지 규제 마련하자"(종합)

스투제네거 아르헨 중앙銀총재 "7월까지 조사후 규제권고"
브라질은 "암호화폐 규제 않겠다" 벌써부터 반대 입장
암호화폐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기준적용엔 합의
  • 등록 2018-03-21 오전 8:06:10

    수정 2018-03-21 오전 8:06:1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주요 20개국(G20) 경제수장들이 오는 7월까지 암호화폐에 대한 글로벌 공동 대응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다만 일부 국가는 규제 자체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다 암호화폐가 현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설령 규제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 강도는 높지 않을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올해 G20 회의 의장국을 맡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프레데리코 스투제네거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G20 회원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며 (G20 차원에서) 어떤 규제조치를 제안하기 이전에 추가적인 정보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G20 경제수장들은 일단 올 7월을 마감시한으로 정해 그 이전까지 암호화폐에 대한 조사와 규제 권고사항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스투제네거 총재는 “7월에는 매우 확고하고도 구체적인 규제 권고사항을 내놓아야만 한다”면서도 “무엇을 규제할 것인가보다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규제 강도는 그다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국자들이 암호화폐 규제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참석자들은 혁신을 유지하면서도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규제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그나지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비트코인에 대해 더 긍정적인 스탠스를 가지게 됐다”며 회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암호화폐를 금지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성 측면에서 논의를 계속할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G20 회원국 모두가 암호화폐 규제 행보에 동의하지도 않는 모양새다. 전날 일란 고우지파니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자국 언론인 엘 크로니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암호화폐를 규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G20 차원에서의 공동 규제 방침이 나와도 브라질은 이에 반드시 따를 이유가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한편 G20 경제수장들은 이날 암호화폐에 대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데 합의했다. 공동 성명에서 G20 국가들은 “우리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FATF 기준을 이행할 것이며 FATF로 하여금 이 기준을 점검하고 전세계 차원에서 이행하도록 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G20 금융안정위원회(FSB) 산하 국제기준 설정협의체(SSB)가 암호화폐와 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 직전 FSB 위원장으로 있는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현 시점에서 암호화폐는 전세계 자본시장 시가총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 불과하며 따라서 글로벌 금융안정에 위협요소가 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어 FSB 차원에서의 대응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니에 따르면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규모가 지난 2008년에 이미 전세계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규모까지 성장한 반면 암호화폐 시장은 1%에 불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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