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욘드 클로젯 고태용 디자이너 "이젠 '패션계 이단아'라고 불러주세요"

  • 등록 2017-06-16 오후 3:40:37

    수정 2017-06-16 오후 5:05:28

[이데일리 뷰티in 백지연 기자]

고태용 디자이너가 지난 8일 신사동 쇼룸에서 뷰티in과 인터뷰를 갖고 비욘드 클로젯의 탄생 배경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술 비전공자에 유학 경험도 없고, 금수저도 아니지만 패션계에서 남다른 입지를 가지고 성공한 디자이너가 있다. 올해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이해 브랜드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컬렉션을 선보인 그.

지난해 출간된 '세상은 나를 꺾을 수 없다'는 자서전을 통해 학력·스펙·인맥에 꺾여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 그는 고태용 디자이너다.

고 디자이너는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의 새로운 시즌 준비와 콜라보레이션 진행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고 디자이너가 전개하는 비욘드 클로젯은 '국민 개티'로 유명한 브랜드로 아메리칸 클래식과 프레피룩을 기본으로 시작됐다.

지난 8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비욘드 클로젯 쇼룸에서 그를 만나 비욘드 클로젯 탄생 배경과 현재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비욘드 클로젯 새로운 시즌 준비 중이다. 비욘드 클로젯은 올해 10주년이 됐다. 10주년을 맞이해 의미 있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또한 화장품 브랜드하고도 콜라보레이션 진행 중이다. 화장품은 아마 올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 실제 성격이 궁금하다.

"예민하고 낯을 많이 가린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결정하는 것 같다. 그래서 싫증을 아주 잘 낸다. 어디에 한번 꽂히면 깊이 파는데, 금방 싫증을 낸다. 낯을 많이 가리지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사진= 비욘드 클로젯 제공
- 디자이너를 언제 꿈꿨는지.

"어렸을 때부터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고 리더십이 강해 학급의 대표도 맡았었다. 대학교 3학년 때 의상학과로 편입한 후 4학년 때 패션쇼를 보게 됐다. 그때 본 패션쇼에서 쇼 마지막에 디자이너 모습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매력적이라 느꼈다. 그래서 뭔가에 홀린 듯이 디자이너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 것 같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쇼가 있다면.

"가장 처음에 했던 쇼와 터닝 포인트가 됐던 두 번째 컬렉션 쇼, 가장 최근에 했던 쇼가 기억에 남는다. 처음으로 했던 쇼는 가장 처음에 했기 때문에 기억나고, 최근에 진행했던 쇼는 가장 최근의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 컬렉션 쇼는 지난 2009년 SS 컬렉션 쇼였다. 당시 쇼 전날 쇼를 진행하는 장소의 건물주가 '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가 아니면 쇼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니 장소를 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 모델로 서기로 한 친구가 아르바이트했던 카페를 쇼 장소로 급하게 섭외해 겨우 쇼를 진행할 수 있다. 그때 그 모델이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인 이종석이다. 이 쇼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힘든 걸 겪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 쇼에서 아메리칸 클래식 프레피룩을 처음 선보였다. 이 컬렉션 이후 드라마 '꽃보다 남자' 의상을 맡는 등 비즈니스면에서 문이 열렸던 것 같다."

- 비욘드 클로젯이라고 하면 '국민개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일을 시작했을 때 직원이 없어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웠다. 지금처럼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알려지기 전이기 때문에 프리했다. 자유로운 생활을 하던 중 동대문 시장에 갔다가 새로운 소재를 발견했다. 그래서 '이 소재를 이용해 패치워크로 만들어 붙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웨어러블한 옷을 만들고자 했기에 많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사람들이 뭘 좋아할까' 생각하다가 반려견을 좋아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반려견을 의인화 시켰다. 불독이 코트를 입고 있거나 중절모를 쓰고 있는 등 그래픽화 시켜 옷에 붙였다. 사실 잘 팔릴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바이어와 패션 관계자들이 보고 '이건 정말 대박 나겠다'고 했다. 속으로 '설마 대박 나겠어'라고 의심했는데 정말 대박이 났다. (웃음)"

- 올여름·가을·겨울 트렌드가 궁금하다. 여기에 대해 고 디자이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올가을, 겨울에는 하이엔드 패션과 스트리트 패션의 무너진 경계가 더욱 극대화될 것 같다. 또 내년에는 럭셔리 무드가 강세를 보여줄 것 같다. 요즘 트렌드가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인 YOLO(You Only Live Once)이듯이 사람들이 자신을 위한 소비, 자신한테 투자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그래서 조금 더 테일러링이 들어간 것이 수요가 높지 않을까 싶다.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가 유통채널에서 풀리는게 이슈가 될 것 같다. 올여름에는 네온 컬러가 인기를 끌 것 같다. 네온 컬러 이외에 핑크 컬러도 인기를 꾸준히 얻을 것 같다. 또한 파자마 패턴 형식의 셔츠와 오버사이즈 룩이 유행할 것 같다."

-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스타일링 하는지 궁금하다. 평소 옷 입는 스타일은 어떤가.

"그날 감정에 따라 옷을 입는다. 보통 티셔츠에 재킷 입는 걸 좋아하고 언밸런스 스타일을 선호한다. 특히 믹스매치하는 것을 좋아한다."

-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지.

"뭔가에 꽂힐 때가 있다. 지금까지 브랜드를 이끌어온 '10년'이란 시간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나에게 있어 10년간 한 우물만 팠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 패션에 대해 하고 싶은 게 많이 있지 않냐'라고 물으면 솔직히 한국 패션에선 다한 것 같다.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패션밖에 안 해봤으니까 그런 것 같다. (웃음) 그래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순간순간이 재미있으니까 여기서 열정을 얻는 것 같다."

비욘드 클로젯 2017 FW 컬렉션 (사진= 비욘드 클로젯 제공)
- 연예인 같은 디자이너, 탑 디자이너 패션왕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원하는 수식어가 있는지.

"패션계의 아이돌이란 수식어는 이젠 나이가 30대를 넘어 듣기 창피하다. 대신 '패션계의 이단아'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다. 이단아는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으며 현재도 걷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나는 다른 디자이너와 다르게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배우지도 않았고, 유학을 갔다오지도 않았지만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 롤모델이나 우상이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현재는 없다. 어렸을 때는 최범석·정욱준 디자이너를 좋아했었다. 이 두 사람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최범석 선배가 비즈니스 상업 쪽이라면, 정욱준 선배는 아티스트적이다. 두 사람의 성향을 모두 존경하다. 내가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 두 선배의 패션쇼를 보고 나서부터였다."

-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 특히 패션에 대한 제도를 다룰 수 있는 정치에 대한 열망이 크다.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태용 디자이너가 패션쇼를 마치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비욘드 클로젯 제공)
고 디자이너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솔직함과 유머감각, 매 순간 재치와 순발력으로 인터뷰에 적극 참여한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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