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외교 전문가들이 바라본 '尹 우크라이나 방문' 의미는

'글로벌 중추 국가' 및 '가치 외교' 측면에선 가는 게 맞아
서방국, 전쟁 장기화로 피로감…韓 후발주자로서 부담 우려
  • 등록 2023-07-17 오후 4:14:29

    수정 2023-07-17 오후 4:38:52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가운데, 국내 외교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가치 외교’를 몸소 실천하고 자유민주주의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반대급부로 껄끄러울 수 있는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 마린스키 궁을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폴란드를 거쳐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안보·인도·재건 지원을 포괄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또 키이우 인근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도 돌아봤다. 우리 군 파병지가 아닌 전시 국가를 공식 방문한 것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이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글로벌 중추 국가’ 및 가치 외교 실현 측면에서는 갔어야 했다”며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국가가 되고 ‘G7’(주요 7개국)에 준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게 윤 정부의 기본 목표다. 이미 G7 국가의 정상들도 우크라이나에 갔던 만큼 이제는 윤 대통령도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나토 국가들의 인식을 공유하고, 한국도 거기에 동참하는 ‘단일대오’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윤 대통령은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을 인용하며 연대 입장을 표명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단순히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입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면서 “민간에 대한 참상 등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면에서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공고화 했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즉시 무기 지원을 하겠다거나 이런 얘기가 나온 건 아니지 않느냐. 러시아와의 관계가 더 악화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하되, 살상 무기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밝혔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큰 기조에서 한미 동맹 및 서방과의 공조 강화는 옳지만, 우리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한다. 러시아는 우리나라를 가장 위협하는 세력(북한)의 배후 국가”라며 “그런 국가들과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쌓을 필요는 없다.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우크라이나를 지원 중인 서방국가들이 전쟁의 장기화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뒤늦게 한국이 뛰어든 형국이 됐다”면서 “후발주자로서의 공백을 채우는 데 한국이 자산이나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지, 혹은 그런 메시지로 잘못 해석되진 않을지는 우려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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