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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혹시나 했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야 말았다. 주요 2개국(G2)의 ‘관세 폭탄’ 교차 투하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1원 상승한 (원화 가치 하락) 1118.6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20.7원까지 올랐다. 2거래일 만에 1120원대를 다시 터치한 것이다.
시장은 개장 전만 해도 1110원 초중반대에서 움직일 것이라 점쳤다. 1120원대 환율 상단이 공고한 데다, 위안화 절하 국면도 주춤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컸다. ‘혈투’가 코 앞에 닥쳤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에는 경계감이 만연했고, 장중 원·달러 환율은 예상 밖 1120원을 찍기도 했다. 불안감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달러화를 매수했다는 의미다. 두 나라는 6일(현지시간)부터 각각 연 34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물린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의 관세 발효를 하루 앞두고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매도세였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채권시장은 강세 분위기가 완연했다. 채권 같은 안전자산을 사겠다는 투자 심리 때문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실질적인 무역전쟁을 알리는 관세 발효를 하루 앞두고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경로가 예측 불가능해 시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 나라간 협상 테이블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라울 리어링 ING 국제무역 전문가는 “앞으로 몇 개월간 갈등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연말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가시화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현재 정책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