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기자의 맛집로드] 강남 한복판에서 '추억의 맛'을 소환하다

궁중 닭갈비 전문점 '제이스그릴'
남이섬의 명물 '섬향기' 노하우 그대로
새로운 맛 원하는 회사원들 발길 이어져
횡성한우 등 숯불 음식도 다양해
허재호 대표 "전세계 입맛도 사로잡을 것"
  • 등록 2018-04-28 오전 12:00:02

    수정 2018-04-28 오전 12:00:02

숯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양념한 닭갈비를 굽고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서울에서도 직장인들이 가장 많은 동네 중 하나인 강남구 역삼동에 자리한 한 어느 식당. 이른 점심시간이지만 유독 이 식당만은 연기로 자욱했다. 숯불에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시간이지만 식당에 마주 앉은 젊은 남녀들은 바쁜 손놀림으로 석쇠 위에 빨갛게 양념 된 고기를 뒤집느라 정신이 없다. 이들이 숯불에 올리고 있는 음식은 ‘숯불 닭갈비’다. 최근 들어 조금씩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음식 중 하나다.

닭갈비는 강원도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지금은 철판 닭갈비가 더 유명하지만, 알고 보면 숯불 닭갈비는 닭갈비의 조상 격이다. 1970년대 이후 직화구이보다 현대식 철판 닭갈비가 개발됐다. 여기에 닭갈비 골목까지 들어서자 숯불 닭갈비 전문점이 대부분 철판 닭갈비로 전환했다. 그 많던 숯불 닭갈비집은 이제 춘천의 닭갈비 골목에서도 한두 집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철판 닭갈비가 닭고기, 양배추와 떡, 양념이 서로 뒤섞인 조화의 멋이라면, 숯불 닭갈비는 뼈를 발라 양념한 닭고기를 연탄불이나 숯불에 그대로 구워 먹는 음식이다.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닭갈비보다 더 강렬하고 꾸밈이 없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맛이다. 그 이유는 춘천에서도 숯불 닭갈비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식당이 많지 않은 까닭에서다.

제이스그릴 닭갈비 정식


삼겹살이나 한우 등 숯불구이가 내·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숯불 닭갈비도 조금씩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그것도 회사원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역삼동에 자리 잡고 있는 제이스그릴도 그중 하나다. 최근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사실, 이 식당이 문을 연 지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기간 까다롭기로 유명한 강남의 회사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밀은 의외로 ‘업력’에 있다. 이 식당의 전신은 사실, 춘천 남이섬표 닭갈비 원조 식당으로 알려진 ‘섬향기’다. 섬향기의 전통과 젊은 감각이 합해져 새롭게 탄생한 전통 궁중 닭갈비 브랜드가 바로 제이스그릴인 것이다.

제이스그릴 허재호 사장


제이스그릴의 허재호(39·사진) 대표는 “섬향기는 저희 부모님이 오랫동안 운영했던 식당”이라면서 “향토 화로에 참숯을 넣은 뒤 그 위에 석쇠를 올리고, 두툼하게 토막 낸 양념 살코기를 얹어 구워내 채소와 곁들인 숯불 닭갈비로 매우 유명했었다”라고 말했다. 허 대표의 부모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제이스그릴을 찾아 재료를 점검하고, 식당 운영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랫동안 잊혔던 추억의 맛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이 제이스그릴을 찾고 있다. 여기에 강남 한복판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직장인의 발길도 늘어나고 있다. 200평 규모에 좌석도 200석이 넘어 인근 회사에서 단체 회식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여기에 허 대표의 인맥도 한몫했다. 사실 허 대표는 ‘귀속말’, ‘38기동대’, ‘블랙’ 등 최근 인기리에 방영한 드라마에 출연한 현역 배우 출신이다. 드라마 종방연이나, 연예인들이 주최하는 자선 파티도 자주 이곳에서 열린다. 여기에 맛까지 더해지니 자연스레 미식가들 사이에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스그릴 횡성한우 모듬


제이스그릴의 인기를 끄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닭갈비가 대중적인 맛과 친숙한 맛이 장점이기는 하지만, 회사가 밀집한 강남 한복판에서는 단일 메뉴로만 이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횡성한우와 삼겹살 등의 다양한 그릴 요리를 추가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집에서 닭갈비 외에 꼭 맛봐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횡성한우’다. 횡성한우는 강원도 횡성에서만 그 진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허 대표는 직접 발품을 팔아 횡성에 가지 않고도 횡성한우를 현지의 맛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횡성에서 직접 고기를 공수해 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질 좋은 숯불 향이 어우러지면서 횡성한우의 담백하고 풍부한 육즙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지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케이(이하 K)팝, 드라마 등 한류가 전 세계에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허 대표는 “동남아권을 비롯한 해외에서 K팝 등 한류 열풍이 음식에까지 미치고 있다. K푸드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현지 한식당에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 현지인 고객들도 많이 보이는 추세다 ”면서 “앞으로 음식 콘텐츠를 계속해서 개발해 전 세계인들의 건강한 입맛을 향해 세계로 뻗어 나갈 계획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닭갈비 정식 한상 차림
제이스그릴 내부 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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