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짜리 헬릭스미스의 품격...신약도 소액주주도 없다

10여개 파이프라인, R&D 오리무중
소액주주들과는 각종 고발-소송전
  • 등록 2023-03-06 오전 9:19:47

    수정 2023-03-14 오전 8:39:05

이 기사는 2023년3월3일 9시19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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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바이오 1세대 기업인 헬릭스미스의 앞날이 오리무중이다. 어려울 때 힘이 됐던 소액주주들과는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고, 본업인 신약개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핵심 파이프라인의 운명도 불투명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최근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에 인수되면서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카라리아바이오엠은 경영권 양수를 수반하는 35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7.30%)가 됐다. 350억원을 손에 쥐게 된 헬릭스미스지만 이중 300억 원이 카나리라바이오엠에 흡수합병된 세종메디칼 전환사채를 사들이는데 쓰이면서 사실상 50억원에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준 것이다.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체결됐던 지난해 12월 21일 헬릭스미스 시가총액은 약 5000억원에 달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약 239억원, 유동자산 약 1324억원, 비유동자산 약 1185억원 등 총 자산이 약 2509억원에 달했다. 반면 유동부채 약 335억원, 비유동부채 약 248억원 등 총 부채는 583억원으로 집계됐고, 부채비율은 약 33%에 불과했다. 약 5000억원의 회사를 단돈 5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헬릭스미스는 소액 주주들과 소송전을 본격화하는 모양샌데, 소송에 신약개발 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회사 가치가 끝을 모르게 하락하는 상황이다.

헬릭스미스 파이프라인 현황.(자료=헬릭스미스)


안개 속에 갇힌 신약개발

국내에서 유전자 치료제 선구자로 평가받는 김선영 대표가 설립한 헬릭스미스는 1996년 서울대 벤처 바이오 기업으로 출발했다. 가장 먼저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나섰던 만큼 김 대표와 헬릭스미스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다. 대표 약물은 엔젠시스로 2022년 3분기 보고서 기준 7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이 외 유방암 치료 백신 VM206,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VM501,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TADIOS 등 총 10개 파이프라인을 운용 중이다.

헬릭스미스의 신약개발은 상장 후 약 18년째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파이프라인 개발은 안갯속이다. 2019년 임상 3상 실패를 맛보고 재도전에 나선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는 3-2상에서 멈춘 상태다. 지난해 8월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2상에 대한 중간 분석을 다시 한번 실시할 것을 권고했지만, 중간 분석 진행 여부는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고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 역시 “아직 확정된 사안이 없어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고 말을 아꼈다.

미국 임상을 조기 종료했던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도 다시 개발키로 했지만, 여전히 미지수다. 과거 임상을 중단했던 이유가 환자 모집 난항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 모집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고, 올해 안으로 임상을 재개한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잡힌 것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임상은 올해 안으로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외 지난해 중국 임상 3상 마무리가 예상됐던 중증하지허혈 치료제도 환자 모집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치료제도 지난해 9월 임상 2a상을 완료했지만, 이후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2021년 임상 1상을 완료한 샤르코 마리 투스 치료제 개발도 마찬가지고, 2012년 중국 임상 3상에 진입했던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도 사실상 후속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헬릭스미스 측은 “여러 파이프라인이 있다보니 회사 내부 상황상 동시에 집중할 수는 없는 상태”라며 “일단 내부적으로 엔젠시스 임상에 대해 집중하는 건 맞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의 경우 3-2상 추가 분석 여부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영받지 못한 소액주주, 소송하고 쫓아내고

“헬릭스미스는 코스닥 1호 특례상장업체로 국내외에서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지난 20년간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M&A가 양사 주주 모두에게 가치제고의 기회가 될 것이며 헬릭스미스가 옛 영광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카나리아바이오엠이 헬릭스미스 인수 후 공식적으로 언급한 첫 내용이다. 주주들에게 가치 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동반자임을 자처했지만, 실상은 소액주주 견제가 한창이다. 실제 소액주주 추천으로 선임된 사내이사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도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는 이사회 개최를 앞두고 이사회 자료가 공시 이전 특정 집단 주주와 일부 비주주에게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헬릭스미스는 오는 15일 개최되는 임시주총에 소액주주가 추천한 사내이사 3명을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여기에 소액주주연합은 회사 측을 상대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을 제기했고, 지난달 선임된 사외이사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도 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고, 주가 하락을 야기시킨 기존 경영진을 교체한 뒤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직접 움직이는 것”이라며 “하지만 최대주주에 오른 카나리오바이오엠은 기존 경영진을 유지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기를 원한다. 이에 대한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헬릭스미스는 한때 촉망받는 유망 바이오 기업으로 바이오 벤처 기업들의 희망이었다”면서도 “임상 실패와 반복되는 경영진의 거짓말, 수년째 지속되는 경영권 분쟁은 회복할 수 없는 생채기를 내고 있다. 회사뿐만 아니라 K-바이오의 신뢰도까지 갉아먹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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