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월가 클린화" 이뤄질까

  • 등록 2002-02-11 오전 10:14:44

    수정 2002-02-11 오전 10:14:44

[edaily] 미국 기업들의 분식회계를 둘러싼 파문이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미증권업협회(NASD)에서 월가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고강도 처방을 제시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NASD의 권고안에는 애널리스트들이 소속사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객관적인 분석가로서의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키 위한 혁신적인 제안이 담겨져 있어 이 안이 그대로 실행될 경우 월가의 밑그림 자체가 바뀔 전망이다. 권고안의 핵심은 특정 애널리스트가 추천한 기업이 소속사와 투자은행업무 관계를 맺고 있을 경우 이를 공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애널리스트가 특정한 투자은행 거래에 기여했단 이유로 소속사로부터 보너스 등 별도의 보수을 받는 것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또 소속 증권사가 기업공개(IPO)를 주관했을 경우 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상장후 40일동안 해당기업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내는 것도 금지된다. 그런가 하면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이 추천한 기업의 주식에 대해 개인적인 보유 여부를 공개해야 하며 매수추천한 종목을 매도하거나 매도추천한 종목을 매수하는 것도 금지된다. NASD는 권고안에서 "모든 애널리스트와 그가 속한 증권사는 해당 애널리스트가 가장 최근에 추천한 내용과 상반되는 거래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NASD는 이와 함께 애널리스트들의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제시에도 제동을 걸 방침임을 분명히했다. 권고안이 실행될 경우 증권사들은 매수추천 및 매도추천, 보유추천 종목의 비율을 공개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또 조사보고서를 발표할 때 해당기업의 주가변화 도표를 반드시 첨부하고 애널리스트가 추천등급이나 목표주가를 변화시킨 시점을 도표에 표시해야 한다. 톰슨파이낸셜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 증권사들의 매도추천 비율은 2%에 불과해 애널리스트들이 소속사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객관성이 결여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매도추천을 활발히 제시해 객관성 시비로부터 비교적 벗어나있는 프루덴셜증권의 경우 투자은행영업을 하고 있지 않아 소속사의 이해관계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역으로 보여주고 있다. 프루덴셜은 유통업체 K마트가 파산하기 일주일 전 이 회사에 대해 매도추천을 낸 몇안되는 증권사 중 하나다. 특히 최근 들어선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믿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돼 법정공방으로 번지는 사례까지 있어 NASD가 이 같은 권고안을 제시한 배경이 됐다. 지난해의 경우 모건스탠리의 저명한 인터넷 분석가인 메리 미커가 투자자들로 부터 제소당한 것을 비롯 모두 8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월가에 대한 불만이 최근의 분식회계 파동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증권사들로선 NASD의 권고안에 반대할 만한 근거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권고안이 워낙 "급진적인" 제안을 담고 있어 실행에 이르기까지는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월가 증권사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미 증권산업협회(SIA)는 "권고안의 기본적인 의도에는 동의하지만 세부적으론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NASD의 권고안은 SEC의 승인을 거친 뒤 실행에 앞서 공청회를 열고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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