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정화 실마리···수소 동위원소 기작 규명

유연소재 내 수소동위원소 확산 기작 알아내
  • 등록 2021-04-07 오전 12:00:00

    수정 2021-04-07 오전 12: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같이 사고원전 노심 냉각 후 버려지는 방사성 오염수를 정화할 동위원소 분리기술에 대한 실마리가 제시됐다.

사고원전 오염수에는 다양한 핵종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핵종은 제염처리가 가능하다. 다양한 방사성 삼중수소 분리·추출 기술도 개발됐지만, 경제성이 낮아 후쿠시마 오염수와 같은 대량 오염수 처리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기공 크기가 변하는 유연한 금속유기 골격체는 저온에서 수소와 중수소의 확산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는 구조 변화가 발생하며 중수소 확산이 빨라진다. 현상을 표현한 그림.(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현철 경상국립대 교수, 박지태 뮌헨공대 박사 공동 연구팀이 유연한 다공성 소재에서 나타나는 수소 동위원소의 확산속도 차이가 높은 온도에서 더욱 커지는 현상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같은 원소지만 중성자가 더 많아 무거운 동위원소가 다공성 물질 안의 좁은 공간을 가벼운 동위원소보다 더 빠르게 확산하는 성질을 이용해 마치 체로 거르듯 동위원소들을 분리하려는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영하 254도에 이르는 극저온에서만 확산속도 차이가 발생해 값비싼 액체헬륨을 사용해야 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유연한 구조의 다공성 소재에서는 액체헬륨보다 높은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온도에서 수소와 중수소의 확산속도 차이가 3배 이상 나타났다.

오현철 경상국립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 이유는 금속과 유기물로 된 다공성 소재의 구조적 유연성과 동위원소에 대해 선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수소와 중수소가 기공 안으로 들어가면 구조가 확장되고, 이후 중수소에 의해 유연구조가 반응해 추가로 확장된다. 이때 여분의 공간이 중수소에만 확보돼 이동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러한 확산속도 차이는 수소 동위원소 기체의 흡수량이 많아질수록, 온도가 높아질수록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농도가 높은 중수소 기체 분리 가능성을 검증한 것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처럼 농도가 낮은 삼중수소 액체를 분리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오현철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에 사용된 냉각수에는 방사성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지만, 현재까지 개발한 오염수 내 삼중수소 처리기술은 경제성이 낮아 일본은 오염수를 희석시켜 바다로 방류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실용적인 수소동위원소 분리기술을 개발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7일 0시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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