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의 종말과 넷플릭스 부상

  • 등록 2013-12-18 오전 12:48:23

    수정 2013-12-18 오전 12:48:23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블록버스터 지고, 넷플릭스 뜨고.’

미국 영화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다. 미국 최대의 비디오·DVD대여 체인점인 블록버스터는 내년초까까지 단계적으로 점포 폐쇄에 들어간다. 반면 블록버스터의 사업을 따라하면서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썼던 넷플릭스는 이를 넘어 온라인 기반의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에 사업을 집중하면서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 달 블록버스터의 모기업인 디시(Dish)네트워크는 미국 전역에 있는 300개 블록버스터 매장을 내년 1월까지 폐쇄하고 2800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획기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우편방식의 대여서비스도 이번달 중순부터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1985년 비디오 대여점 사업을 시작한 블록버스터는 점포 주변의 특성을 고려해 동네 주민이 원하는 영화를 배열하는 ‘맞춤형 진열대’ 방식으로 인기를 구가했다. 1990년대 초반 250개에 불과했던 대여점은 DVD보급과 함께 2004년 9000개가 넘어서면서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굳이 대여점을 찾아가지 않아도 우편물로 받아 볼 수 있게 한 획기적인 유통시스템은 블록버스터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블록버스터의 한계였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유통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넷플릭스는 블록버스터의 방식을 따르더니 2000년대부터는 과감하게 인터넷 기반의 유통서비스로 탈바꿈했다.

넷플릭스는 오프라인 사업을 대폭 줄이고 주문형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 단돈 약1만 원만 내면 한달간 원하는 동영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별도의 셋톱박스가 없어도 인터넷망만 연결돼 있다면 PC나 TV에서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점차 10만 원대 이상의 고가 유료방송을 중단(코드커팅)하고 넷플릭스를 보는 시청자가 늘어났다.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 수는 미국 최대의 케이블 방송사인 HBO보다 많은 3000여만명을 넘어섰다.

넷플릭스는 단순하게 배급망 기능을 넘어 이젠 콘텐츠 자체 제작에도 나섰다. 지난 2월 첫 자체 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OTT서비스 최초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만큼 매주 한 두 편씩 보여주는 공중파나 케이블과 달리 시리즐 전편을 공개하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주말에 한번에 연달아 드라마를 보는 시청패턴을 읽은 것이다.

반면 블록버스터는 결국 2011년 약 1조6000억 원의 빚을 지고 파산신청을 했다. 디시네트워크가 인수하며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미국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대여점은 300개로 줄어들었고, 이마저도 이젠 흔적조차 없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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