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광풍? 하늘 끝까지 자라는 나무는 없다[기자수첩]

에코프로, 올해 1000% 올라 '황제주'
버블 우려…증권가는 목표가 제시 포기
ETF 등 기업가치 대비 주가 괴리 유의
투자자 자금 상황 따라 '포모' 경계해야
  • 등록 2023-07-24 오전 12:00:10

    수정 2023-07-24 오전 12:00:1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2차전지 랠리가 거세다. 에코프로(086520)는 올해 들어(7월21일 기준) 1000% 넘게 폭등했고, 16년 만에 코스닥 ‘황제주’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310% 이상 치솟았다. 한국 전체 시가총액에서 2차전지 테마주가 5분의 1을 차지하게 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왜 이런 광풍이 불었을까.

테슬라 이슈와 함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전기차 등으로 이어지는 거대 트렌드에 대한 장기 우상향 확신, 더딘 경기 회복에 심화된 수급 쏠림 현상이 맞물린 양상으로 보인다. ‘숏스퀴즈’(공매도 투자자의 손실 회피를 위한 환매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도 2차전지 주가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에코프로(114만3000원)에 대해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하나·삼성증권(5월)뿐이다. 두 달 새 평균 적정주가(42만5000원)를 2배 넘게 뛰어넘었다. 에코프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7.39배다. 당기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이 77.39배 높다는 의미다.

이러다 보니 휘몰아치는 2차전지 소용돌이를 외면하기 어렵다.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이사의 발언 이후 2차전지 중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을 찾아다니면서 담는 일도 빈번해졌다. 덩달아 급등 중인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도 주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개별 종목이 오르고 순매수가 몰리면 ETF가 주식을 사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개미들을 ‘믿음의 광풍’이라고 무작정 매도할 순 없다.

하지만 주식의 버블은 실제 내재 가치가 판단되지 않은 투자가 우후죽순 이뤄질 때 증권시장이 과열되면서 생겨난다는 점은 기억했으면 한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자금 상황에 따라 ‘포모’(FOMO·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돼 있는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설득이 필요한 상승 과정보다 ‘돈을 잃기 싫다’는 심리에 따라 하락세는 더 빠르고 가팔라진다. 최근 만난 한 시장 전문가는 최근 2차전지 상승 랠리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하늘 끝까지 자라는 나무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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