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힘! 造船)③굴뚝주에서 증시 주도주로

주요 조선사 5개월째 상승 랠리에 주가도 연일 최고가
현대중공업, 시가총액 3년 사이에 10배 증가
증시 전문가들 "아직 고점 논할 때 아니다"
  • 등록 2007-06-18 오전 9:40:00

    수정 2007-06-18 오전 9:40:00

[이데일리 이대희기자] 올해 들어 우리 주식시장은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웠던 일을 겪었다.  안정성 외엔 볼 게 없는 `굴뚝주`로 평가받아온 조선주 주가가 5개월 넘는 상승 랠리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 사이 조선주 맏형격인 현대중공업(009540)은 SK텔레콤, 현대차, KT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을 차례로 제치고 시가총액 5위까지 뛰어올랐다. 

조선주 랠리가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조선주는 국내 증시의 대표적 주도주 자리에 올랐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동안 반도체가 우리 증시의 가장 큰 테마였다면 이제는 조선이 바통을 넘겨받았다"는 평가까지 들릴 정도다. 국내 조선산업이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우리가 굴뚝주라고?"

연초 12만원대로 시작한 현대중공업 주가는 6월 들어 어느새 31만원대 지지선에 안착해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해 볼 때 삼성중공업(010140)과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두배 가까이 올랐다.

증시 1700선 돌파 후 한동안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대형 조선3사 종목지표는 모두 장기 이동평균선이 바닥을 받치는 안정적인 모습이다.

대형주뿐만 아니다. 한진중공업(003480) 역시 연초 3만원선에서 시작해 이번달 들어선 6만원선을 코앞에 두고 있고 STX조선(067250)은 세 배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말 그대로 `무거운` 종목으로만 여겨져 온 조선주들이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1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주요 조선 6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 한진중공업, STX조선)는 모조리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상승 랠리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의 경우 `자고 일어나면 최고가`란 말이 실감날 지경이었다. 5월 한달 간 현대중공업의 상승률(34.0%)은 코스피지수 상승률(10.3%)의 세배였다.

조선주는 역사적으로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종목 중 하나였다. 안정성은 인정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투자자들의 인식이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IT붐이 일어나면서 조선주는 `첨단업종`이 조정을 받을 때 잠시 갈아타는 종목 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수주가 지난 200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그때 현대중공업 시가총액이 지금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며 "당시는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에도 좀처럼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과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인 시기였다.

하지만 이 때도 우리 조선업계의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었다. 육상 건조 기술 도입과 초대형 유조선 건조 등 산업 고도화를 추구했던 것이다. 결국 지금 조선주의 주가 상승은 그간 한번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기술력과 `세계최고`의 건조능력이 뒤늦게 반영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적·수주 동반 뒷받침..`고점 논하기 어렵다`

조선업계가 이처럼 시장의 뜨거운 애정을 받는 이유는 역시 실적이다. 실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지위를 증명하고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4년 이후 수주한 고가선박이 대거 실적에 잡히면서 현대중공업은 1분기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대우조선해양도 적자를 벗어났고 삼성중공업 역시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조선업체의 앞으로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클락슨 리서치(Clarkson Research)에서 발표하는 선박 수주가격이 연일 최고수준을 달리고 있고 중국의 요구 물동량도 증가추세에 있어 선박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 중국이 주력하는 벌크선, PC선 건조 체제에서 벗어나 대형·고가선박에 집중하면서 이익률은 그만큼 더 높아지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밝은 수주 전망과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어느새 조선업체 주가에 앞으로 실적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상황이 됐다"며 "오는 2010년까지 조선업계 전체의 수주 계획이 꽉 차 있어 이익 안정성이 높다는 점도 어느 업종보다 조선업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가는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조선업종 주가가 그간 많이 올랐지만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의 업황 프리미엄을 받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 연구위원은 "내년까지도 조선업체 전부가 평균 25%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까지 쌓이는 현금만 업체별로 5조~9조원에 이르러 이를 적절한 시기에 투자한다면 또 다른 성장동력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민 키움증권 수석연구원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현대중공업의 경우 시가총액 30조원 이상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며 "아직 20% 이상 상승여력이 있는 만큼 고점을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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