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준 ‘인형극 뒤-블랙 판다’(사진=비트리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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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눈과 귀가 까만 반점처럼 검은색을 입었고, 팔과 어깨 또 발에까지 먹칠을 한 곰. ‘판다’다. 극한의 귀여움으로 동물세계를 평정한 그 판다가 캐릭터세계에도 등장했다. 작가 노준(52)이 부조로 빚은 ‘인형극 뒤-블랙 판다’(After the Puppet Show-Black Pandana·2021)다.
작가가 그만의 캐릭터로 창조했다는 ‘판다’는 그가 조각한 여러 동물캐릭터 연작 중 하나다. 마치 사람인 양 사람의 삶을 흉내 내는 그들을 통해 역으로 진짜 사람, 진짜 사람의 삶을 엿보게 하는 거다. 때론 입체조각으로 때론 부조로, 어떨 때는 이들을 납작하게 눌러버린 듯한 평면까지 제작하는 작업에서 작가는 “상실의 계절을 지나보낸 어른이 자신을 좀더 사랑하게 만드는, 어른의 관점을 반영하기도” 한단다.
그래선가. 작가의 작품에는 마냥 귀엽고 깜찍하지만은 않은, 세월의 아픔이 만든 상처도 제법 보인다. 가령 벗겨지고 스크래치 난 몸뚱이를 드러내기도 하고, 액체를 뒤집어쓴 듯 온몸은 줄줄 흘러내리기도 하는데. 마치 그런 고통을 견뎌야 사람이 된다는 ‘쑥과 마늘’의 실행편이라고 할까.
내년 1월 8일까지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비트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사이에-소프트 하우스’(In Between-Soft House)에서 볼 수 있다. 플라스틱에 우레탄 페인트. 38×61×6㎝. 작가 소장. 비트리갤러리 제공.
| 노준 ‘인형극이 끝난 뒤-크롬 판다’(After the Puppet Show-Chrome Pandana·2021), 플리스틱에 크롬 페인트, 8×61×6㎝(사진=비트리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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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준 ‘흐르는 강물처럼-피에타’(Like A Flowing River-Pieta·2021), 플라스틱에 우레탄 페인트, 41×24×44㎝(사진=비트리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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