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익률 최악에 개혁은 표류, 국민연금 위기 안 보이나

  • 등록 2023-03-06 오전 5:00:00

    수정 2023-03-06 오전 5:00:00

국민연금이 지난해 기금 운용에서 79조 6000억 원의 손실을 냈다고 한다. 운용 수익률이 -8.22%로 국민연금 설립 이래 가장 낮다. 그러잖아도 연금 고갈 예상 시점이 점점 더 앞당겨지는 상황에서 불려도 시원찮을 판에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까먹은 것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데도 정부와 국회는 연금개혁안 마련을 서로 떠넘기며 시간만 끌고 있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에 연금개혁 최종안을 낸다는 방침 아래 우선 국회 논의를 지켜보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오는 10월 ‘국민연금 종합운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지만 이는 국회에 제출할 입법 참고자료 정도의 의미밖에 없다. 최종안은 국회의 논의 결과를 보고 나서 수립할 작정이다. 2027년이면 차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인데 정치 바람이 휘몰아치는 속에서 연금개혁이 일정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국회도 나름대로 연금개혁 논의에 들어갔지만 점점 더 정부에 공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여야는 지난해 7월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설치에 합의하고 올해 4월까지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연금특위는 지난달 “정부가 10월에 종합운용계획을 내면 국회가 그걸 받아 최종 결정할 사안”이라며 연금개혁을 주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연금특위가 지난해 11월 구성한 민간자문위원회는 지난 주 연금개혁안 초안 합의에 최종적으로 실패해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원론적 수준의 보고서만 작성해 특위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의 연금개혁 논의가 기약 없이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궁극적인 열쇠는 정부에 달려 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설치 공약을 폐기하고 그 역할을 국회 연금특위로 하여금 대신하게 한 데서부터 문제가 꼬였다. 이를 계기로 정부가 뒤로 물러서면서 연금개혁 논의가 갈팡질팡하게 됐다고 봐야 한다. 보다 속도를 내지 않으면 연금개혁은 또 다시 다음 정부로 미뤄지면서 국민의 노후를 더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연금개혁에 나서는 척 하고 ‘쇼’만 벌이다 짐은 슬그머니 뒤로 떠넘긴 문재인 정부의 악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윤 대통령과 정부는 개혁안을 가급적 빨리 당당하게 내놓고 국민의 이해를 얻기 바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