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예전에 걸렸던 감염병이 다시 활성화되거나, 새로운 감염병들에 걸리기 쉽다. 20~30대 건강한 성인들 역시 특정 감염병에 취약할 수 있어,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인들이 놓치기 쉬운 예방접종에 대해 이미숙 경희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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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A형간염 환자 중 약 70%는 20~30대였다. 20~30대 젊은이들이 A형 간염에 약한 이유는 우선 너무 깨끗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어린 시기에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A형간염백신이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되지 않았었기에 20-30대에서의 A형간염 항체 보유율이 10~20% 정도로 낮아졌다. 특히 위생관리가 어려운 해외 지역으로 여행하거나 유학을 준비 중인 젊은 성인이라면 A형간염에 대한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좋다.
미혼여성은 자궁경부암 백신, 예비산모는 백일해 예방접종 필요
미혼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암 발생비율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발생률도 9%에 이른다. 백신을 통해 자궁경부암의 80~90% 예방이 가능하다.
파상풍 예방접종, 10년 주기로 재접종 필요
파상풍은 긁힘, 상처 등을 통해 파상풍균이 근육을 마비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파상풍 예방접종은 유년기에 실시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져 10년 주기로 재접종이 필요하다. 야외에서의 작업·활동이 잦은 사람들에서는 파상풍 노출의 위험이 증가되므로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급증한 대상포진 환자, 예방접종 가능
대상포진백신이 작년부터 국내에 시판되면서 예방이 가능해졌다. 대상포진은 유아기에 걸렸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되어 있다가 면역력이 낮아지면서 재활성화 되어 주로 신체 한 쪽 부위의 피부에 심한 통증과 물집을 형성한다.
대상포진은 발병 당시 통증도 심하지만 발생 부위가 얼굴, 특히 눈이나 귀를 침범하게 되는 경우 기능 손상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피부가 다 좋아져도 극심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지속되어 진통제, 신경통약 등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올해 대상포진환자가 증가한 가운데,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대상포진백신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65세 이상의 경우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균혈증 발생 시 사망률은 60%이고, 수막염 사망률은 80%로 매우 위험한 감염질환이다. 그렇지만 65세 이상 연령에서의 국내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은 약 15%로 낮은 수준이다.
이미숙 교수는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건강한 65세 이상 어르신에서는 평생 1회만 접종하면 되며, 접종 후 일시적인 통증, 부종 등의 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 48시간 이내 소멸된다”고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일 조기 예방접종이 필요한 만성질환이 있어 65세 이전에 접종을 받으셨다면 65세를 기준으로, 이전 접종일로부터 최소 5년이 경과되었을 때 1회 추가 접종만 하면 된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가을에는 하루에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며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는 환절기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독감 고위험군인 어르신들은 독감에 걸렸을 때 입원하거나 사망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만큼 독감예방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작년 독감백신을 맞은 사람도 매년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다르므로 올해 새로이 접종을 받아야 한다. 독감 예방주사의 면역효과는 6개월 이상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