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수년 안에 대박 난다’…K머니가 동남아로 향하는 이유

국내 자본 동남아 투자 본격화 눈길
IT인프라 발달에 따른 확장성 주목
주변국 비즈니스 확대 구조도 강점
中시장 리스크 우려도 간접적 영향
  • 등록 2021-09-30 오전 1:00:00

    수정 2021-09-30 오전 1:0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와 대기업 등 이른바 ‘K머니’(국내자본)가 동남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찌감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본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성장형 투자’ 물결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바라본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경험이 동남아 투자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와 비교해 여전히 수익 밴드(구간)가 열려 있는 동남아 시장 규모와 인구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무엇보다 국경 간 비즈니스 진출 장벽이 높은 동북아시아 시장과 달리 ‘한번 터지면 동남아 전 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는 확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거 무조건 된다’…동남아 공략 본격화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본의 동남아 시장 공략이 만개한 모습이다. 3분기(7~9월)로만 범위를 좁히면 국내 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가 지난 15일 동남아시아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캐로셀’(Carousell)에 1억 달러(약 1170억원)를 투자했다. 국내에서는 스틱에 앞서 지난해 9월 네이버(035420)가 캐로셀에 투자하기도 했다.

2013년 설립해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캐로셀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6개 국가와 대만 및 홍콩에서 중고 제품(패션·명품·전자제품 등)과 중고차, 부동산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월 활성 사용자만 4000만명에 육박했고 동남아 지역에서 페이스북과 이베이 등 글로벌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대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스틱 측 설명이다.

지난 7월에는 인도네시아의 ‘마켓컬리’로 불리는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해피프레시에 네이버와 미래에셋, 스틱, LB인베스트먼트, 라인벤처스 등 국내 전략적·재무적 투자자가 약 3300만달러(380억원)의 투자 참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2014년 10월 설립한 해피프레시는 고객이 식료품을 주문하면 직원이 대신 장을 봐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비교하자면 마켓컬리나 배달의 민족 내 서비스인 ‘B마트’와 유사하다. 본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지만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크린토피아를 인수한 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는 동남아 시장에서 ‘국민토너’로 꼽히는 국내 브랜드인 ‘페렌벨(Perenne bell)’ 인수를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수의계약(프라이빗 딜)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데 협상이 예상대로 진행할 경우 연내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동남아 현지 기업 직접 투자 형태는 아니지만 동남아 지역에서의 두드러진 성장세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관측이다.

인구·주변국 진출 등 확장성에 ‘강점’

국내 자본이 동남아 투자에 나선 이유는 크게 몇 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여전히 국내 자본시장이 확장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기업 가치가 덩달아 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와 회수 구간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줄고 있다는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다.

동남아 지역은 최근 수년새 IT인프라가 태동을 시작한 지역이다. 이커머스나 모빌리티 서비스가 보편화할 경우 이를 누릴 사용자 또한 적지 않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4000만명, 베트남은 9600만명, 태국은 6900만명, 말레이시아는 3100만명을 넘어섰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세 나라 인구만 합쳐도 4억명이 넘는 시장이다”며 “국내 IT인프라 발전의 행보를 밟는다면 성장에 따른 수익 창출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또 주목하는 점은 이들 기업의 ‘확장성’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정세나 정서적 측면을 고려할 때 인접국가에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확장성의 여지가 크다.

실제로 국내 자본이 투자를 결정한 이들 기업들 모두 최소 3~4개 국가에 동시에 진출하면서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국경간 비즈니스 진출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동북아 시장과 비교해 가파른 성장곡선을 유지하는 데 용이한 구조라는 게 업계 평가다.

최근 중국 시장을 둘러싼 리스크가 동남아시아 투자로 쏠리는 데 한몫했다는 평도 있다. 알리바바와 디디추싱, 텐센트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비롯해 최근에는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까지 더해지자 현 시점은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 투자에 대한 가능성은 살아 있다고 본다”면서도 “현재 시점이 적극적으로 나서기엔 녹록지 않다 보니 차선책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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