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동시분양 '파주 운정신도시'…제2의 검단되나

3개 단지 총 2797가구 청약 돌입
‘GTA-A 운정역’ 위치...수혜 기대
3.3㎡당 분양가 12년 전 수준
3기 신도시 지정에 공급 리스크
  • 등록 2019-06-17 오전 4:00:00

    수정 2019-06-17 오전 8:06:27

이달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3지구 3개 단지에서 아파트 총 2792가구가 12년 만에 동시 분양으로 공급된다. 지난 14일 파주 운정신도시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경기 파주에서 12년 만에 3개 아파트 단지 동시분양이 이뤄진다.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 노선 중 가장 추진이 빠른 A노선이 지나가는 운정3지구가 바로 그곳이다. 그러나 3기 신도시 선정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올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앞서 연초 분양한 인천 검단신도시처럼 청약 시장에서 쓴 맛을 보는 것 아니냐 하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우건설(047040)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710가구), 중흥건설 ‘운정 중흥 S-클래스’(1262가구), 대방건설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820가구)가 일제히 모델하우스를 열고 동시분양에 돌입했다. 3개 단지에 총 2792가구 규모로 1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절차에 들어간다. 당첨자 발표일은 대우건설(28일)만 달라 대우건설·중흥건설, 대우건설·대방건설 물량간 중복 청약은 가능하다.

GTX-A 수혜지…분양가도 저렴

운정3지구는 운정신도시의 마지막 개발지로 715만㎡ 부지에 아파트 3만5706가구 규모 메머드급 신도시로 조성한다. 앞서 운정 1·2지구에서 2007년 11월 5000여가구, 12월 2100여가구가 동시 분양했는데 이 중 3지구에서 세 번째로 동시 분양이 이뤄지는 것이다.

운정3지구의 대표 키워드는 2023년 개통 목표인 GTX-A다. GTX-A노선은 파주 운정~일산 킨텍스~삼성역~동탄을 잇는 83.1㎞ 구간의 광역철도다. 개통하면 파주에서 서울 삼성동까지 이동시간이 지금보다 4분의 1로 줄어든다. 현재 운정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1시간 20분 걸리는데 GTX-A를 타면 20분 만에 갈 수 있다. GTX 3개 노선 중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분양가는 운정1·2지구가 분양했던 12년 전 가격과 비슷할 정도로 저렴하게 책정됐다. 평균 분양가(3.3㎡당 )는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가 1225만원,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 1194만원, ‘운정 중흥 S-클래스’ 1208만원이다. 올해 청약을 진행한 검단신도시 단지들의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 집값 상승 추세와 비교할 때 분양가가 높은 수준은 아니고, 경의중앙선과 지하철 3호선 연장 구간에서 역세권으로 변모할 만한 지역을 선택하면 실거주용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공급 가구수가 많은 편이어서 초기에 모두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서북권 3기 신도시 총 7만가구 ‘부담’

실제로 수도권 서북쪽에 총 7만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 택지가 대거 선정된 것이 최대 리스크다. 2기 신도시의 마지막 분양 택지인 인천 검단신도시는 올해 초부터 잇달아 청약을 받았는데 대거 미달이 나 현재까지 미계약 물량을 추가 모집 중이다. 작년 12월 인천 계양지구(335만㎡·1만7000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다는 평가다. 이 지역에는 하반기에도 6000여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고양 창릉지구(813만㎡·3만8000가구)와 부천 대장지구(343만㎡·2만가구) 등 파주보다 서울과 훨씬 가까운 곳이 택지로 지정됐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달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일산·운정신도시 연합회 주민들은 “고양 창릉 신도시 때문에 일산과 파주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지역 노령화와 슬럼화가 심해질 것”이라면서 연일 신도시 지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3기 신도시가 지정되고 나서 (운정지구에) 심리적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이 지역 주민들과 예비 청약자들이 희망을 가질 만한 메시지를 던져줬으면 좋았는데 이미 확정된 GTX-A 개통, 3호선 연장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면서 더 맥이 빠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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