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탄소중립 '수소경제'에 달렸다

  • 등록 2022-05-30 오전 5:00:00

    수정 2022-05-30 오전 5:00:00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수소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찬반양론이 존재했으나 이제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러한 긍정론을 강화시키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 석유에 의존하던 서유럽이 에너지 독립 차원에서 수소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예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수소위원회 위원인 시앙스포 대학의 미카 메레드교수에 따르면, 프랑스는 에너지 해외의존을 탈피할 목적으로 국내 수요를 모두 국내생산으로 충족하는 수소생산 독립을 선언한 바 있다. 2018년 1억유로에 불과하던 정부의 수소관련 예산을 2020년 72억유로로 확대한 이후 최근엔 100억유로 규모로 확대했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에너지 러시아 의존도를 탈피하는 차원에서 국가별 100억유로 내외의 투자계획을 확정하는 등 EU회원국 전체로는 2030년까지 공공 부문에서만 약 700억유로가 수소분야에 투자될 전망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현재 전 세계 에너지생산 중 수소의 비중은 0% 수준이나 2050년경엔 적게는 12%에서 많게는 22%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비중을 12~13%로,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나 블룸버그 신에너지금융(BNEF)는 22%로 전망하고 있다. 기술혁신으로 수소생산은 탄소배출이 많이 발생하는 현재의 그레이수소에서 물을 전기분해해 추출하는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로 전환됨으로써 지구촌 탄소중립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린수소 위주 수소경제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수소의 대규모 저장과 운송 가능성은 새로운 기회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이 가능성은 잠재적 에너지원들의 현재화를 촉진할 수 있다.

첫째는 전력수요 없는 시간대에 생산된 전기 활용이다. 예컨대 원전의 경우 24시간 전기 생산이 불가피해 전력수요 없는 시간대에 생산된 전기는 그냥 버려지게 된다. 앞으로 버려지는 전기로 수소를 생산한다면 상당한 양의 수소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원전의 추가 건설 없이도 소위 핑크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들의 전기와 수소 생산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연간 수소생산량이 200만톤 내외로 알려져 있다. 칠레의 경우 IEA에 따르면 수소생산 잠재력은 연간 1억6000만톤에 이른다. 현재는 전력수요가 없어 광활한 재생에너지 생산가능 지역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나 교역가능성으로 인해 이 지역에서 수소를 생산해 수출한다면, 칠레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세계에 공급하는 주요국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국제에너지재생기구(IRENA)에 따르면 호주, 아프리카, 남미, 캐나다 등은 수소수출국이 되고 한국, 일본, 유럽 등은 주요 수소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수소가 화석연료 대체 주요 교역 품목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수소운송은 단거리엔 수소트레일러, 중·장거리엔 주로 파이프라인이 활용되고 있으나 앞으로 특히 대륙 간엔 수소운반선 활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은 이미 수소운반선 1척을 건조한 바 있다. 우리 조선 3사도 수소운반선 개발에 나서고 있어 2030년경엔 우리도 수소선박 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중요한 점은 수소관련 교역은 수소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제조업과 저장, 운송, 판매하는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관련 기계나 장비 제조, 수소전기차나 연료전지 발전 혹은 수소환원제철 등 다양한 제조업이 동시에 발전할 것이다.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우리로선 장비나 기계 등 수소관련 제조업 분야에 특화하여 수출산업화한다면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산·학·연은 물론이고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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