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14th SRE 워스트]두산건설 향한 조심스러운 시선

  • 등록 2011-11-02 오전 10:27:00

    수정 2011-11-02 오후 4:39:00

마켓in | 이 기사는 11월 01일 14시 3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두산건설에 대한 크레딧 시장의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작년 여름 알짜 회사인 두산메카텍과의 합병을 통해 일정 부분 재무 개선 효과를 노렸고, 올해 5월 또다시 3000억원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총 5000억원의 자금 수혈을 단행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건설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은 두산건설을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이번 14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두산건설이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것은 이같은 분위기의 방증이다. 지난 2009년 가을 10회차 설문에 처음 이름을 올렸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두산건설의 등급 적정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적극적인 재무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12회차에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워스트레이팅 수위권에 꼽히고 있다는 사실은 크레딧 시장에서 이른 시일안에 인식의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유상증자 효과 얼마나 봤나

두산건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가시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자본 수혈로 인한 재무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입됐음에도 눈에 띄는 차입 구조의 변화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올 1분기까지 두산건설의 총 차입금은 2조4000억원 규모. 단기금융상품과 투자유가증권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 7000억원 가량을 뺀 순차입금은 1조7000억원 선이었다. 유상증자와 CB, BW가 발행된 이후인 상반기 현재 순차입금 1조5800억원과 비교할 때 순 차입금 감소폭은 1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만기 도래 시점이 상대적으로 짧은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의 비중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 하다. 1분기까지 두산건설이 1년내 갚아야 할 빚은 1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상반기에는 1조1000억원 정도로 줄었다. 반면 회사채와 장기 차입금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빚 상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하다 보니 자본 수혈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올 상반기 두산건설의 매출액은 1조3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억원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판관비가 2배 넘게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특히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자 등을 포함한 두산건설의 금융비용은 작년 상반기까지 55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들어 2배 가까이 늘고, 지분법 투자손실까지 더해지면서 2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중이다.   현금흐름도 악화됐다. 지난 1분기 1조4074억원이었던 매출채권은 상반기에 1조4816억원으로 증가했다. 선수금이 줄고, 미수금은 늘어나면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폭은 1분기 850억원에서 상반기에는 3332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일산 탄현 위브더제니스 사업장의 PF론 상환에 850억원, 해운대 제니스 사업장에 300억원을 쓰는 등 2분기에만 총 1150억원의 자금이 지급보증된 PF 사업장에 투입되면서 단기 대여금도 증가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PF 지급보증 금액이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두산건설이 자본 수혈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아파트 분양 등 영업활동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이 제한된 상황에서 만기가 급한 차입금 일부를 갚았다는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F 사업장 분양률 높다고는 하지만..

두산건설의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경기도 일산 탄현 제니스와 부산 해운대 제니스 PF 사업장이다. 사업 규모는 각각 9300억원, 1조833억원으로 이들 두 사업장을 합한 총 도급 규모는 2조원을 웃돈다. 탄현과 해운대 분양의 성과에 두산건설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다. 현재 회사측이 밝힌 일산 탄현 사업장의 분양율은 70%, 부산 해운대 사업장은 90%다.  
▲ 두산건설 일산 탄현 위브더제니스 조감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측이 제시하는 분양율보다는 입주율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분양율의 산정 기준이 모호한데다 회사 입장에서는 실적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분양율에 거품이 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 완공되는 해운대 제니스의 입주 결과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두산건설 크레딧 리스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건설에 대한 우려 수위는 최근 발행 조건을 마무리 한 회사채 금리를 통해서도 잘 나타나 있다. 10월21일 두산건설(A-)이 발행한 2년물 회사채 600억원의 금리는 7.9%로 확정됐다. 이날 회사채 A- 등급의 민평 금리가 4.66%였던 점을 감안할 때 회사채 스프레드는 324bp에 달한다.

반면 하루 전인 10월20일에 동일 등급인 한라건설이 발행한 2년물 500억원의 회사채 금리는 6.95%, 스프레드는 229bp였다. 한라건설과 동일 등급, 만기임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은 100bp 가까운 금리를 더 얹어주고 돈을 빌리는 셈이다. 특히 한라건설의 자산 총계는 2조4000억원에 불과해 5조3000억원에 달하는 두산건설에 비해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발행 금리를 보면 시장에서 체감하는 해당 이슈어의 리스크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며 “두산건설의 경우 시장에서 느끼는 크레딧 리스크가 자본 확충 이후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또 두산건설의 사업 방식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급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사업장이 몰려있는 현재의 방식이 오히려 리스크를 키운다는 논리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두산건설 사업장의 특징은 한 지역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몰빵 형태”라며 “효율성만을 따지고 본다면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의 경우 사업장들이 시기별, 지역별로 분산돼 있다”며 “특정 사업장의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볼 때 두산건설은 앞으로도 사업장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5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5호 마켓in은 2011년 11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70, b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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