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④공기업 부채 급증.."영업이익으론 이자도 못내"

[2014 한국경제 5대 복병]
'알짜자산' 매각 해법아냐
해외 사업 확대 유도해야
  • 등록 2014-01-10 오전 6:30:00

    수정 2014-01-10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경제의 뇌관 중 하나는 공공부문의 천문학적인 부채다.

공식적인 국가채무에 잡히지 않는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493조원으로, 이미 국가채무(446조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공공기관 부채 문제를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부문의 가계부채와 함께 공공부문의 공공기관 부채 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국경제의 도약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가채무 넘어선 공공기관 부채..“영업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아”

지난해 말 현재 공공기관 부채는 493조원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인 2008년에 비해 203조원 급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코레일, 수자원공사 등 정부 정책을 대행해왔던 공기업들의 경우엔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 공기업 부채는 공식적인 국가채무에는 잡히지 않지만, 해당 부채들은 결국 정부 재정으로 보전될 수밖에 없는 만큼 재정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공기업 스스로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 부채로 전이될 위험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S&P)는 지난해 하반기 국제금융센터 주최 세미나에서 “가계와 비금융 공공기관의 높은 부채비율이 한국 신용등급의 잠재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통해 부채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각종 사업조정, 자산매각, 경비절감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채감축을 독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220% 수준인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00% 수준으로 끌어내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公기관, 단기 ‘압박’보다 수익 내도록 물꼬 터줘야”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들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공기업들의 손발을 꽁꽁 묶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기업 부채가 왜 늘었는지, 언제 얼마나 늘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예컨대 코레일은 해당 공기업의 잘못도 있지만, 적자 덩어리인 인천공항철도를 정부가 인수토록 하면서 부채가 증가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기업의 부채 감축을 위해선 궁극적으로 공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국내에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은 정리토록 하고, 해외 사업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길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 등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사업을 진행하던 공기업들에 대해 ‘알짜’부터 팔라고 내몰게 아니라 옥석을 가려 우량사업을 더 크게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낙하산 인사가 공기업 부채·방만 경영의 핵심 고리..개선해야”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낙하산 인사문제 등 지배구조의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공기업 문제의 3가지 축은 부채와 방만 경영, 낙하산 문제”라며“낙하산 인사로 기관장에 오른 인물은 인사권자에 대해 부채감으로 정권의 국책사업에 적극 협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정보의 상시 공개만으로도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알리오라는 공공정보 공개시스템이 있지만, 실제로는 제한적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가감 없이 투명하게 알려 국민도 모니터링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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