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물가 초비상에도 정부 전망은 '미지근', 정말 괜찮나

  • 등록 2022-03-08 오전 5:00:00

    수정 2022-03-08 오전 5:00: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서방 진영의 제재로 국제 원자재 값과 곡물 가격이 폭등하고 물가 충격이 우리 경제를 덮치고 있지만 정부 전망과 대응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밥상·외식 물가에 이어 석유류 값에 이르기까지 두자릿 수 인상 품목이 줄을 잇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2.2%)와 한국은행(3.1%)의 전망치는 여전히 소폭에 그치고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이후 3% 중·후반대 물가 상승이 5개월 넘게 이어진 현실과 최근의 가파른 오름세를 크게 벗어난 견해다.

국제 원자재 값 오름세는 70년대 오일 쇼크를 방불케 한다.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밀 등 곡물, 금·구리 등 금속을 포함한 33개 주요 원자재 현물 가격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 지수는 3월 첫 주 9.37% 뛰었다. 1974년 9월 마지막 주(9.67%)이후 47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우리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원유값 오름세는 공포에 가깝다. 수출량 세계 2위의 러시아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당한 이후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6일(현지 시간)장중 한때 배럴당 139. 13달러까지 폭등했다.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는 밀 등 곡물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은 최근 부셸 당 11.16달러로 2008년 3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옥수수 값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월 첫 주 밀은 41%, 옥수수와 대두는 17%와 6%씩 각각 급등했다. 우리의 자원 및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물가 안정 기조를 망가뜨릴 수 있는 리스크가 동시에 닥치고 있는 것이다.

나라 안팎에서 저성장·고물가의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모를 리 없는 정부와 한은이 낙관적 전망을 고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나치게 안이한 예측은 정치권이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외면한 채 엉뚱한 대응책을 압박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 추경으로 풀린 재난지원금은 물론 선거 후 대규모의 돈 풀기 예고로 인플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는 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냉정한 진단과 소통으로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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