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백남준도 천원 조각투자…블루칩 미술품 장기투자 기회"

미술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김형준 대표 인터뷰
단타 목적은 안돼, 최소 3~5년은 두고봐야
블루칩 미술품 장기 수익률, S&P보다 높아
갤러리 방문, 경매시장 공부 등 안목 높여야
  • 등록 2022-11-14 오전 5:25:00

    수정 2022-11-14 오전 5:25: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술품 투자는 즉각적인 환금성 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미술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김형준 대표.
미술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김형준 대표는 “미술품은 동산 기반이기 때문에 단타 목적으로는 거래 자체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면서 “소유하면서 가치가 더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3~5년 주기로 판매가 잘되는 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술품 조각투자로 단타?…“안정성 추구하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각투자는 고가의 미술품이나 빌딩과 같은 실물자산을 온라인에서 지분으로 분할해 판매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미술품 조각투자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미술품을 주식처럼 쪼갠 뒤 여러 구매자가 소유권을 나눠 살 수 있다. 조각투자 플랫폼의 등장으로 소액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월급쟁이가 혼자 사기에 부담스러운 마르크 샤갈, 뱅크시, 쿠사마 야요이, 백남준 등 국내외 미술작품에 단돈 1000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 MZ세대 중심으로 투자 열풍이 불면서 미술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대폭 늘어났다”면서 “개인이 비싼 블루칩 미술품을 한 번에 구매하는 것에는 한계점이 있어 아트테크(아트+재태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투자에 참여하면서 방식에도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미술품 중에서도 블루칩 미술품의 가치에 주목했다. 블루칩 아트는 미술시장에서 가격과 인지도, 미술사적 의미를 모두 인정받은 작품들을 의미한다. 미술시장은 크게 ‘갤러리-아트페어-옥션-아트테크’ 단계로 구분되는데, 글로벌 블루칩 작가의 작품은 주로 최상단 플랫폼인 아트테크에서 거래된다.

블루칩 작가의 작품들은 이미 수많은 경매 이력을 통해 금전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2000년 이후 18년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대비 200% 이상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금전 가치 인정받은 ‘블루칩 미술품’ 주목”

블루칩 미술품에 대한 투자는 어떤 기준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까. 김 대표는 △글로벌 경매 기관의 거래 이력 △연간 경매 거래횟수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 등을 체크리스트로 꼽았다.

그는 “개인이 블루칩 미술품을 발굴하실 경우 미술 분야에 대한 사전 공부가 상당히 많이 요구된다”면서 “갤러리 방문, 컬렉터 커뮤니티 참석, 글로벌 경매시장 추이 분석 등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소식을 업데이트해야 미술품 보는 안목을 넓힐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글로벌 긴축으로 유동성이 말라가면서 미술 시장도 냉각되고 있다. 블루칩 미술품 역시 예외 없이 10~2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블루칩 작품의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그는 “지난 9월 국내에서 프리즈(미술평론지가 론칭한 아트페어)가 개최됐을 때 많은 여유자금이 유입돼 국내 작품이 팔리지 않은 경우가 있으나 해외에서는 프리즈 서울을 발판으로 미술품이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아트페어 개최나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미술품 낙찰률이 변동을 보이긴 했지만, 작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산시장이 어려울 때 미술품 가격은 두 가지로 나뉘어 형성된다”면서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진작가의 작품들은 컬렉터들의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넓은 반면 블루칩 미술품은 시장에서 가격 상승률이 어느 정도 형성된 작품 위주로 수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거래까지 시간 차가 있을 뿐 가치 하락은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올 들어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이른바 ‘킹달러’ 현상으로 블루칩 미술품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미술품 가격은 환율이나 금리보다 작가 타계나 신작 발표 등 미술 시장 내부 요인들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원·달러 환율 상승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환율이 오르면 해외 작품을 매각할 때 더 좋은 조건에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서 “환율 변동성은 미술품에 대한 결제 방식의 변화로 투자 부담을 해소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미술 작품을 고르는 팁에 대해 작품을 구매하는 목적이 투자인지 소유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용이라면 작품의 금액대와 현재 지금 경매시장에서 그 작품의 가치가 어떤지 파악하는 것이 1순위가 되며, 소유의 목적이라면 본인의 지갑 사정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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