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가치는 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화 환율이 달러당 2000원을 넘어서고, 실업자가 쏟아졌던 1997년 외환위기의 아픈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원화 가치 안정엔 거시경제의 탄탄한 관리가 우선이지만, ‘한미 통화스와프’라는 비상책도 큰 효과가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급할 때 원화를 미 중앙은행에 맡기고 달러화를 빌려 쓰는 것이다. 2008년 10월 이명박 정부 때 처음 미국과 300억달러 한도로 체결됐다. 이후 계약이 해지돼 2020년 3월 다시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 말 종료됐다. 한국은행은 이 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금융위기때 164억달러, 코로나19 위기때 199억달러를 국내 금융사에 지원했다. 위기 때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위기시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고, 대외신인도를 제고하며, 원화의 국제화에도 기여하는 ‘3중의 효과’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5월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시 안보·외교 동맹 강화와 함께 통화스와프 계약 재체결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나아가 외교 마찰로 2015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당시 700억 달러 한도)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