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씹는 행위는 치아에만 자극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턱관절과 턱 주변의 수많은 신경과 근육에도 자극을 전달한다. 또 음식을 씹는 동안 혀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음식물이 효율적으로 씹힐 수 있도록 음식물의 위치를 조절한다. 물론 혀에도 수많은 근육과 신경이 분포되어있다. 이처럼 씹는 행위는 일상적으로 무의식 중에 일어나지만, 사실상 그 어떤 운동보다도 고차원적인 수준의 복잡한 운동이다. 실제로 씹는 행위를 하는 동안 뇌의 혈류량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한다. 뇌의 혈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뇌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치아를 상실한다면 씹는 행위의 복잡성 자체가 줄어들고 뇌의 활동도 그만큼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치아의 건강이 나빠지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충치나 잇몸병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이 치과에 와서 불편을 호소할 때에는, ‘김치를 씹을 수가 없다’거나 ‘갈비를 뜯을 수가 없다’는 표현을 자주 하신다. 질긴 야채를 씹을 수가 없어 섬유질과 비타민 등의 섭취가 어렵고, 고기류를 먹을 수 없어 단백질의 섭취 또한 어려워진다. 결국 제대로 씹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밥, 면, 빵 등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영양소의 불균형이 생기고 면역력이 약해져 감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또한 각종 노인성 만성 질환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치아의 불편함은 인간의 사회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운동 선수들을 조사해보면 치아가 건강하지 못한 경우 전신의 운동 능력도 감소하여 기록이 나빠지는 사례가 많다. 이처럼 치아의 불편은 알게모르게 신체 활동을 제약하여 사회 활동에 있어서의 자신감을 부족하게 한다. 또 충치나 잇몸병은 대게 악취를 동반하게 마련인데, 이는 인간관계에 있어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충치나 잇몸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대게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되고 이에 대한 스트레스는 다시 사회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충치나 잇몸병으로 치아를 뽑게 되더라도 임플란트가 있으니 걱정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가 치아의 해부학적 구조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씹는 기능은 물론 소위 ‘씹는 맛’에 있어서도 정상적인 자연 치아보다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치아 건강은 입안에 작은 치아 한 개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나비효과처럼 전신의 건강은 물론 사회 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인생 전반의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충치나 잇몸병으로 생긴 작은 불편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치과를 방문해 원인을 밝히고 근본적인 치료를 통해 더 큰 문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헤결을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