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평균치에 도달한 대차잔고·공매도…금지 정책 효과 있을까

지난 8일 대차거래잔고 66조3480억원…5년 평균치 수준
작년 공매도 부분 재개 이래 50조→80조원대 ‘급증’하기도
"공매도 금지 요구, 현재 증시 추세 전환에 영향 줄지는 의문"
  • 등록 2022-07-13 오전 5:08:00

    수정 2022-07-13 오전 5:08:00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해 연말만 해도 80조원 대를 웃돌았던 대차잔고가 최근 5개년 평균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대차잔고가 고점을 찍으면 증시는 하락했고, 저점을 찍으면 상승했다. 다만 과거 대차잔고 저점이 공매도 일시금지 기간에 형성됐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금지 요구는 하락장 내내 빗발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차잔고가 이미 평균 수준에 도달한 만큼 공매도 금지에 따른 추세 전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대차잔고, 지수 상승기엔 ↓ 하락기엔 ↑…현재는 평균 수준

대차거래란 증권 보유자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해당 주식을 차입자에게 대여하면 차입자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동종·동량의 증권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하는 소비대차계약이다. 거래하는 기간 동안 미반환된 물량은 대차잔고로 집계된다. 특히 주식을 공매도하려면 우선 주식을 대차거래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도 지닌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대차거래잔고는 66조1357억원으로 2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이는 5개년 평균치(66조3365억원)에 근사한 수치로 올해 최대치(74조3473억원)를 찍은 지난 5월31일 이래 점차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차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주식을 빌리는 행위를 대주라고 한다면 기관이 빌리는 행위를 대차라고 부른다”며 “대차잔고의 경우 기관들이 공매도 외에도 선물 옵션 헤지를 포함한 여러 용도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식을 빌리고 상환되지 않은 물량인 대차잔고는 과거 잔고의 최대, 최소치 여부가 지수 하락, 반등 시그널로 작용했다. 지난해 6월 코스피가 3300을 찍을 당시를 전후로 살펴보면 2021년 3~4월 50조원 대에 불과했던 잔고가 5~6월 60조원 대로 오르더니 이내 7월부터는 70조원 대로 급증해 11월에는 80조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5월3일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 점도 당시 대차잔고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월봉 기준으로 지난해 7월부터 음봉을 그리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볼 때 상승기를 지나 하락기에 접어들기 전에는 대차잔고가 늘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거에도 지수가 하락기에 접어들기 전 대차잔고는 늘어났다. 지난 2008년 집계 이래 대차잔고 역대 최대치는 2018년 5월21일 기준 83조1620억원이다. 2018년 5월 코스피 지수는 3.67%, 6월에는 4% 각각 빠졌으며, 3개월 뒤인 10월에는 무려 13.3% 하락하며 본격적인 약세장이 연출됐다.

지수 상승기에는 반대로 줄었다. 5개년 동안 최저치는 지난 2020년 12월28일 집계치인 46조3711억원이다. 2020년 12월~2021년 1월은 대차잔고가 40조원 중반 수준이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0.9%, 3.58% 상승했고, 이후에도 월별 기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3300선까지 올랐다. 물론 해당 최저치 역시 공매도 금지 시기였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금지 기간에 잡힌 대차잔고 저점…개미들의 공매도 반감 이유

문제는 과거 대차잔고 저점이 정부의 공매도 금지 기간에 잡혔다는 점이다. 이에 지수 하락이 이어질수록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금지 요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공매도는 지난 2020년 3월17일 코로나19 급락 시기부터 금지돼 지난해 5월3일부터 부분 재개됐다. 당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면서 대차잔고 역시 50조원 대에서 80조원 대로 치솟았고 이내 코스피 지수는 하락장에 접어든 바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 확대 시기에 공매도 급증은 지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데 공매도 거래금지가 지수 바닥을 잡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락장이 진행되면서 대차잔고와 마찬가지로 공매도 거래대금 역시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월별 일평균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올해 1월 5750억원에서 이달 3910억원까지 감소했다. 5개년 평균치인 3885억4100만원 수준까지 근접한 것이다.

공매도가 이미 평균치에 도달한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에 따른 추세 전환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률이 나빠진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적정 주가를 형성하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며 “지수가 빠지면 공매도 역시 자연스레 줄어드는데, 이를 금지한다고 해서 추세에 영향을 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매도를 금지했던 지난 2020년 3월17일 직전에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9910억원까지 치솟았던 만큼 금지 정책이 효과를 거두었지만, 이미 평균 수준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책 효과가 똑같으리란 보장은 없다는 얘기다.

일례로 최근 40거래일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24.21%로 가장 높았던 넷마블(251270)의 경우 주가는 18.1% 하락했다. 20.85%의 공매도 거래비중을 기록한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11.7% 하락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보합권을 기록했고 한국콜마(161890)코웨이(021240), 호텔신라(008770)의 경우 6~7.6% 하락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수익률(-7.82%) 대비 선방하는 등 종목별로 차별화를 보였다.

한편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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