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2001) 세계 경제, 상반기 둔화..하반기 반등

  • 등록 2001-01-01 오후 3:12:17

    수정 2001-01-01 오후 3:12:17

미래에는 ‘희망’이 있고 과거에는 ‘그리움’이 있어야 한다. 올 겨울이 최악이라는 얘기가 그럴 듯 하게 들리는 것은 ‘희망’의 크기도 넉넉치 않을 뿐더러 지난 한 해가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을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을 선언하고 송년사에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죄해야 했던 지난 일 년을 보내며 오는 일 년을 내다본다. 내년 세계경제는 그리 ‘장미빛’이 아닐 것이란 쪽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이 모아진다. 그러나 주요국의 정책당국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바닥을 다지며 상승턴의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구름 낀 후 오후 들어 햇볕’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은 10년 장기호황의 아성이 무너져가고 있다. 단지 미끄러지듯 내려갈 것(소프트 랜딩)인지 거꾸러지듯 내려갈 것(하드 랜딩)인지에 대한 의견만이 분분하다. 두번째 경제대국인 일본 경제는 일년 동안 줄곧 회복 기조로 가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 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될 수있다는 전망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소비지출이 늘지 않아 공공지출만으로는 경기부양에 역부족을 느끼는 상황이다. 유럽대륙(EU)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성장률은 높아졌다.(올해 3.4% 예상) 그러나 높은 실업률이 바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 억제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금융당국들의 정책운영으로 물가는 안정됐으나 고유가 유로화 약세가 이 같은 기조에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력한 통화로 커 줄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유로화는 가치하락을 거듭, 각국에서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수입물가를 올려놓고 있기 때문에 통화약세가 내년에도 지속되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대 경제선진국은 세계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들어간다. 이들 나라의 전도가 밝지 않으면 세계경제가 맑은 수 없다. 개도국들이란 대개 수출을 생명으로 하며 내수 경기에 의해 자력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단순히 따져봐도 내년 세계경기가 밝은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그러나 팔짱만 기고 있으면 정말 하드랜딩을 피할 수없다는 것을 정책사이드에서는 잘 알고 있다. 또 하강국면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대략의 플랜을 경험적으로 축적된 상태이다. 따라서 미국의 신속한 재정 금리 차원의 대응이나 일본 유럽의 경기 부양책등이 세계경제가 ‘신음소리’를 내기 이전에 나올 수 있다. 전체적으로 ‘오전에 먹구름, 오후 들어 볕이 나는’ 경기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 "그린스펀"의 결자해지 미국경제는 97년이후 매년 4%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2000년들어 2분기의 5.6% 성장을 정점으로 꺽이기 시작해 3분기에는 2.2%로 급락했다. 4년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으로 둔화됐다. 증시침체로 기업과 가계의 지출이 크게 줄고 있으며 기업들은 예상실적을 하향 조정하기에 바쁘다. 과거의 초장기호황이 IT기술의 발달에 기반을 둔 생산성 증가와 강한 달러 저금리에 기초했으나 미국 금융당국이 인플레를 우려, 총 6 회에 걸쳐 금리를 끌어 올리면서 빠른 경기둔화를 몰고 왔다. 이 때문에 2001년도 GDP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3%(OECD 전망치)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3% 성장보다 영향이 큰 것은 미국 경기가 급랭했을 때의 파장이다. ‘주가하락-지출억제-기업수익 악화-부채증가-금융기관 부실-주가폭락-성장률 직하’등의 연쇄적인 고리가 짧은 기간동안 일어나는 것을 하드랜딩으로 본다면 현재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기업수익이 저조하고 부채가 증가해 도산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사상 최고수준(무디스 분석)이며 금융기관들도 부실채권에 짓눌릴 수 있는 단계에 달해 있다. 통신등 일부 통신기업들의 막대한 자금수요로 인해 국제자금시장은 조달금리가 올라갈 조짐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공부벌레 같은 얼굴의 그린스펀 할아버지에 거는 기대가 커진다. 스스로 금리를 끌어올려 세계경제를 둔화시키고 있으니 이제 금리를 내려줄 때가 됐다는 기대가 큰 것이다. FOMC(공개시장위원회, 미국 금리결정기구)의 분위기도 내년 초에는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것이란 짐작을 가능케 하기에 충분하다.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자인 조지 W 부시의 재정지출과 대규모 감세도 예고되고 있다. 재정 흑자를 어떤 방식으로 국민과 기업에게 환원시키느냐를 두고 선거기간 내내 부시와 고어 후보가 논란을 벌였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시는 당선이 확정된 후 기회있을 때마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페이스로 침체되고 있다는 경기인식을 보여왔다. 금리와 재정적인 대응책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미국경기는 내년 후반기 들어 다시 상승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최근 필라델피아 연준리는 반기 리포트인 ‘리빙스턴 리서치’에서 미국 경제가 2001년 3.1%로 성장률이 떨어졌다가 후년에는 3.5%로 상향될 것으로 예상한 바있다. 업계 학계 정부 금융기관등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전망한 것이다. ◇ 열려라 지갑이여! 일본 경제는 최근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하는 게 아니냐(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이 지난 10년간 초장기 호황을 누려왔다면 일본은 초장기 불황(저성장)을 보여왔다. 80년대말의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시작된 불황은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듯 하다가도 복병을 만나 다시 미끄러지곤 했다. 97년 3월을 기점으로 다시 침체로 접어들었으며 금융권의 부실채권등 구조적 문제점은 대형 금융기관의 도산을 이끌고 실업률 증가와 소비억제로 연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출경기가 둔화되면서 지난 11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무역흑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수년동안 한해 10조엔 이상씩을 쏟아부으며 공공투자를 늘렸지만 경기는 소생이 미약하고 국민들의 소비지출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현재 일본경제를 약한 성장으로라도 이끌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추가적인 부양자금의 조달에 애로를 느끼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실제로 일본의 재정적자가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하는 애널리스트가 많다고 지적한 바있다) 소비정체 해외여건의 악화가 겹쳐진다면 이번에도 회복되는 듯 하다가 뒷걸음질 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본경제 부활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첫단추가 기업실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1년 3월말 결산에서 전 산업의 연결순익이 2.1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고 다음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권을 크린(Clean)하게 만들어야 한다. 부실채권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금융기능이 마비돼 기업도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지갑’으로 만들 소비자는 없기 때문이다. 실적이 계속 나고 있기 때문에 금융부실만 말끔히 처리된다면 일본 경제의 소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일본정부는 금융권 부실을 ‘청소’하기 위해 25조엔 규모의 공적자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2001년 2.1%, 후년에 1.9%(OECD)의 경제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유럽경제는 2000년 3.4%에서 2000년에는 3.1%로 다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들은 대체로 유로화 약세에 따라 수출증가가 눈에 띠며 유로화 출범때의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였던 인플레 억제(상한선 2%로 설정)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기록적인 고유가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올라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인플레 우려와 함께 소비자 신뢰지수는 과거 3년간 최저치(지난 10월중 구 서독지역)로 떨어지기도 했다. 꽤 고성장을 기록했던 프랑스에서도 내년에는 투자붐이 사그라들면서 수출증가세는 한풀 꺽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3%대의 성장률이 지켜진다면 이는 91년이후 평균 성장률이 2%대 초반이었음을 감안하면 꽤 높은 성장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미국 달러화 가치가 경기둔화와 함께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즉 유러화가 가치를 회복하는 중이어서 이에 대한 외환투자와 유럽주식에 대한 증시투자를 한꺼번에 노린 외국 투자 자금의 유입을 기대하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적중한다면 소비자들의 지출도 높아지면서 경제가 예상치보다 높은 성장을 보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 동아시아의 신흥공업국과 중국 경제는 올해 2000년에 비해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8%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증가율은 크게 둔화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외국인투자와 민간의 설비투자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이른바 ‘서부 대개발’ 계획에 들어갔으며 2001년에는 이에 따른 사회간접자본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게 된다. 대만경제는 2000년 6.3% 성장에서 2001년에는 5.6% 정도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지만 최근 정치불안에 따른 외환시장의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어 보다 큰 폭의 둔화세를 겪을 수도 있다. 또 금융기관의 부실이 이제와서 본격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경제도 2001년에는 대체로 4%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 나라 경제는 미국 일본등 선진국 경제가 수출시장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경우 보다 둔화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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