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김대중 대통령 3·1절 기념식 연설문

  • 등록 2002-03-01 오전 10:58:07

    수정 2002-03-01 오전 10:58:07

[edaily] 다음은 김대중 대통령 3·1절 기념식 연설문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우리는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존을 되찾기 위해 온 겨레가 분연히 일어섰던 3.1절의 여든세번째 기념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뜻깊은 날을 맞아 저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고 목숨까지 바치신 애국선열의 영전 앞에 국민여러분과 함께 깊은 경의와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아울러 국민여러분과 함께 선열들의 위대한 뜻과 업적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3.1운동은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굳센 저항정신과 자주독립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전 세계는 제국주의에 의한 많은 식민지가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전 식민지배기간을 통해서 일관되게 무력으로 저항한 민족은 우리 한국 민족뿐입니다. 또한 우리의 독립지도자들은 3.1 독립선언과 더불어 세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간판을 해방된 그날까지 사수하였습니다. 참으로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임시정부의 수립에서 보듯이, 왕조가 타파된 지 불과 9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 지도자들은 왕정 복고를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 이념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공화국의 수립을 지향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민국"은 민주공화국을 의미한다는 것을 우리 헌법은 명시하고 있습니다.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단결력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교와 지역, 남녀노소와 빈부귀천을 뛰어넘어 거족적으로 뭉쳤던 것입니다. 세계가 놀라워하는 독립정신과 용기의 폭발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3.1운동에 나타난 선열들의 숭고한 뜻과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력은 우리의 핏줄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오늘날에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민주인권국가를 세우고 세계일류경제를 실현하며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대업을 이루고자 헌신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분야에서의 발전은 괄목할만합니다. IMF 외환위기를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모범적으로 극복했습니다. 기업·금융·공공·노사의 4대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정보화 등 첨단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자동차, 조선, 섬유 등 전통산업과 접목시켜 작년과 같은 불황을 이겨내고 세계 우등생의 평가를 받게 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급속히 호전되고 있고,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많은 신흥국가들은 한국에서 배우라는 권고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아직도 부족하고 시정할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6.25이래의 최대 국난이라 했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게 한 우리 국민은 자랑할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염원하는 세계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 더욱 분발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합니다. 정보통신산업·생명산업·문화컨텐츠·환경산업·극미세나노산업·우주항공산업 등 차세대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동시에 전통산업과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세계일류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올해 세계경기가 호전되면 그동안 비축한 역량으로 힘차게 도약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도 더한층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심혈을 기울여 구축해온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강화시켜야겠습니다. 물가·실업·주택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지난 연초에 이미 말씀드린 대로, 경제의 경쟁력 강화,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안정과 함께 부정부패의 척결, 남북관계의 개선 등 4대과제를 충실히 발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또한 올해 있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그리고 지방자치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4대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야겠습니다. 금년 1년은 평소의 10년과도 같은 중요한 해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석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대회의 성공입니다. 월드컵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내면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국가이미지 향상에도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의 파급효과는 물론이거니와 고용과 수출, 투자유치와 관광 등에서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한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국가로 나아가는 국운융성의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우리는 지금 역사적인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세계화시대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무한경쟁에 대응해서 살 길을 찾고, 또 성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한반도는 아직도 지난 세기의 냉전 유산을 청산하지 못한 채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전, 역사는 우리에게 국민적 단합과 근대화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외면한 결과로 일제통치, 국토분단, 한국전쟁, 냉전대결 등 일 백년의 고통과 슬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우리도 지금 잘못하면 또다시 후손들에게 그러한 유산을 물려주게 됩니다. 우리는 결코 그 같은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민족사적 소명은 무엇이겠습니까?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장차의 통일에 대비하는 일입니다. 그것이야말로 3.1 독립정신을 오늘에 구현하는 길인 것입니다. 평화가 위협받고 전쟁의 위기가 다가온다면 월드컵도, 경제 발전도, 국민의 행복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충격적인 9.11 테러사건 이후에도 우리가 안정을 누리고 있는 것은 2000년 6월 15일의 남북정상회담이래 실현된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의 덕택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4년동안 박정희정권 이래 과거 35년간의 두 배가 넘는 외국인투자가 이뤄진 것도 남북간의 긴장완화가 가장 큰 원인인 것입니다. 저는 취임이래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주장해왔습니다. 햇볕정책은 굳건한 안보체제의 토대 위에서 북한과 평화공존하고 평화교류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10년이나 20년 후에 남북이 서로 이만하면 되겠다 싶을 때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세계 각국과 UN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모두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은 이러한 햇볕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 전쟁을 일으킬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이러한 부시 대통령의 태도는 우리 국민을 크게 안도시켰습니다. 우리는 엄청난 인명 피해와 반세기 동안의 건설을 다시 초토화시킬 지도 모르는 전쟁을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튼튼한 안보와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남북간의 평화공존과 평화교류를 실현시켜야 합니다. 저는 저의 일생을 이 목표를 위해서 바쳐왔고, 앞으로도 이 목표를 위해서 끝까지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국민여러분!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튼튼한 통일에의 기초를 닦읍시다. 그것이야말로 선열들의 3.1독립정신을 계승하는 길인 것입니다. 21세기 지식기반경제를 발전시켜 세계일류국가를 만듭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목마르게 바라던 부강한 나라, 잘사는 국민의 소원을 이루는 길인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지난 4년동안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정보화의 선두국가가 되었으며, 연평해전의 승리에서 본 바와 같이 튼튼한 안보를 지켜왔습니다. 21세기는 우리 민족의 웅비를 약속한 세기입니다. 3.1정신이 꽃피고 열매맺을 세기입니다. 오늘을 맞이하여 다시한번 선열들께 감사하고 국민 여러분의 행운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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