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25년을 숙성시킨 베이스 바리톤의 진한 맛

-심사위원 리뷰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콘서트'
세계 무대서 활약한 한국 대표 성악가
데뷔 25주년 내공 제대로 보여준 무대
  • 등록 2024-02-05 오전 5:30:00

    수정 2024-02-05 오전 5:30:00

[박문선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25년을 한 분야에서 일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한 직종에서 25년을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하는 젊은 친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엔 그런 분들이 많다.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53)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콘서트’의 한 장면.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사무엘 윤은 서울대 음대를 거쳐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 퀼른 음악원에서 수학한 뒤 1998년 이탈리아의 토티 달 몬테 콩쿠르에서 처음 우승하며 음악가의 길을 걸었다. 2012년 한국인 최초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역을 맡았다. 2022년 성악가로서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독일 정부의 ‘궁정가수’(캄머쟁어, Kammersanger)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에서 노래해 온 그는 퀼른 오페라 극장 종신 가수 자리를 포기하고 2022년부터 서울대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사무엘 윤의 데뷔 25주년 리사이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콘서트’가 지난해 10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사무엘 윤이 어려웠던 시절을 지나 새로운 깨달음으로 정진한 과정, 현재의 성과에 이르기까지 25년의 여정을 하나의 드라마처럼 만들었다. 1부는 슈베르트와 브람스 등의 노래들로 구성한 작은 음악극을 보여줬다. 슈베르트의 ‘도플갱어’, ‘죽음과 소녀’, ‘마왕’, 브람스의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 ‘다시 네게 가지 않으리’ 등 독일 가곡을 김광현이 지휘하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반주로 들려주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가곡을 성악 발성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호소력 있게 연기를 곁들여 노래했다. 1부의 주제인 ‘프롬 다크니스’(From Darkness, 어둠으로부터)를 시각적으로도 확인 가능하게 잘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콘서트’의 한 장면. (사진=아트앤아티스트)
2부는 모차르트와 바그너, 베버, 도니제티 등의 오페라 아리아를 배치해 전형적인 단독 무대를 선사했다.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중 ‘잘 있거라, 내 대담하고 뛰어난 딸아’, 베버 오페라 ‘마탄의 사수’ 중 ‘아무도 너에게 경고하지 않도록 조용히 하라’,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 중 ‘당신은 잠들려고 하지만’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들을 들려주었다. 특히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는 사무엘 윤의 가장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파우스트에 빙의된 것 같은 노래와 연기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깔끔하고 무리 없는 발성, 그리고 1부의 촛불이 줄지어 놓여 있는 독특한 연출까지 사무엘 윤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직접 기획한 무대였다. ‘역시 사무엘 윤의 무대’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 공연이었다.

2015년 이후 8년 만의 첫 솔로 리사이틀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열린 리사이틀에 관객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사무엘 윤은 이에 화답해 친근한 오페라인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너는 더 이상 가지 못해’, 로시니의 ‘세빌리야의 이발사’ 중 ‘험담은 미풍처럼’,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 ‘시골양반들 내 말 좀 들어봐요’ 등 흥겨운 분위기의 아리아 세 곡을 앙코르로 선사했다. 데뷔 25년의 내공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콘서트’의 한 장면. (사진=아트앤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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