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사는 고급차 시장에서 100년 넘게 경쟁해 온 라이벌 관계다. 오랫동안 대립했던 기업이 태세 전환에 나선 것은 자동차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적과 동침’, ‘합종연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누가 더 먼저 우군을 확보하느냐가 경쟁력 구축의 척도로 자리매김했다.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김기찬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위원장(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4차 산업 혁명시대에서 핵심은 자율주행차”라며 “한국에서 전자는 삼성, 자동차는 현대인데 양사가 손잡으면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세계 1등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동차가 제조 영역으로 확고할 때는 협력을 안 해도 독자 생존이 가능했지만, IT(정보통신)과 결합이 이뤄지면서 이제 그런 시대 지났다”며 “삼성과 현대의 선대 회장 시절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지만, 미래 산업의 파도 속에 있는 3세 경영 세대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005380)의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협력으로 초우량기업이 탄생해 한국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삼성과 현대가 손잡으면 그 아래 무수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들이 탄생하고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각자의 동물원을 풀어서 하나의 ‘아프리카 사파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처럼 너무 성공 경험이 있고, 관리자 마인드에 젖어 있는 기업문화에서 신기술 투자와 모험의 기업가 정신이 구현되기 어렵다”며 “과감하게 분사해서 산토끼가 뛰어놀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