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감면 축소지향..중장기 개혁 시동

경기부양위한 세금감면없어..세입기반 확충
영세업자 지원..양극화 해소 세제 주목
중소기업 특별대우, 비수도권지역만 적용

  • 등록 2005-08-26 오전 9:30:30

    수정 2005-08-26 오전 5:49:13

[이데일리 김수헌기자] 정부가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올해 세제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비과세 감면 혜택을 누려온 각종 제도들을 대폭 줄여 세입기반 확대하는데 치중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세제개혁의 주요 원칙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민 중산층과 기업의 세금을 깎아줘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려 한 모습과 올해 개편안은 다소 차이가 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의 여건을 설명하면서 "지난해 세수결손에 이어 올해도 세입여건이 어려운데 비해 사회 복지 등 재정수요는 크게 늘고 있어 큰 폭의 세수감소를 초래하는 세법개정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의 국세수입은 4조 3000억원 결손이 났고 올해는 결손규모가 4조원~5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5조원에 가깝거나 넘어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세수결손은 사상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다.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통상 세제개편이라고 하면 국민들의 세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진행해 왔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며 "건전재정 기반이 자리잡힐 때까지는 세수감소가 수반되는 세제개편은 어렵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로서는 내년 세수확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맨 첫머리를 경제회복 활력 부여로 잡았다. 그러나 기업에 대한 지원은 합병이나 분할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세이연 대상을 대폭 늘리는 등 구조조정 관련세제 보완 정도다. 

토지나 건물 외의 모든 사업용 유형고정자산에 대해서도 평가차익 과세이연을 해 주거나 중소기업이 업종전환을 위해 내다파는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에 대한 양도세 감면 또는 이익분할반영 등이 이번 개편안에 담겨있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현금성 결제를 해 줄 때 부여하던 세액공제혜택은 없앴다. 대신 중소기업간 거래에서는 이 제도를 유지했다. 중소기업특별세액공제는 균형발전 특별세액공제로 대체되면서 수도권 내 중소기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 

30억원 한도 내에서 창업자금용 사전상속제도를 신설해 경제활력을 시도한 것이나, 호텔 여관 주점 도박장 등 소비성서비스업에 대한 손비인정규모 확대, 접대비 한도 확대 등 규제를 확 푼 점은 눈에 띈다.

그러나 사전상속제의 경우 상속대상 자산이 현금이나 상장주식 등으로 한정되는데다 1년 이내 창업, 업종제한 등 지켜야 할 조건들이 까다로워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매 음식 숙박 등 3개 업종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인하나 퇴직연금제 도입에 따른 개인 연금저축 소득공제 한도 확대, 장기임대주택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농축산용 기자재 부가가치세 영세율 연장 등은 고령화와 양극화 해소라는 정책적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제로 풀이된다.

개인 세제의 경우 과표 양성화를 위해 도입했던 신용카드 세액공제율을 하향조정하고 각종 주택저축 관련 비과세 대상이나 소득공제 대상을 축소하는 한편 올해 시한이 도래하는 감면제도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세제혜택을 줄이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세입기반 확대에는 적극적으로 나서,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조건에 상속 자녀들이 실제로 3년이상 경작을 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거나 2주택자의 월세임대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키로 했다. 

따라서 투자나 소비, 고용 등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세금부담이 늘어날 경우 서민이나 중산층의 살림살이 여건이 좀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내년 부동산 실거래가 의무화에 따른 부동산 과표 상승 등을 고려하면 더욱더 그렇다. 이번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그동안 감세를 통한 경기회복을 주장해 온 야당의 공격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재경부는 그렇지만 이번 세제개편안을 통해 기대되는 세수 순증가 규모는 1조원이 안되기 때문에 국민들의 세부담 증가가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경부 분석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에서 소주와 위스키 등 주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증대는 3000억원, LNG세율 인상효과는 4600억원 정도다. 두가지 세금인상을 통해 7600억원의 세수확대가 예상왼다.

이밖에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현금이나 단기어음을 결제를 해 줄 때 적용하는 세액공제 폐지로 인한 세수증대 효과까지 다 합하면  1조원 수준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영세업자 부가세 부담 감면이나 퇴직연금제 도입에 따른 개인 연금저축 소득공제한도확대 등 필요한 곳에 대한 세감면 지원 등을 고려하면, 순증가규모는 1조원에 한참 못미칠 것으로 재경부는 보고 있다.  

중장기 조세개혁 정책에서도 밝힌 조세감면 축소방침이 이번 세제개편안부터 반영이 되면서, 앞으로도 뚜렷한 재정여건의 여유나 사회 복지재정 수요감소가 없는 한 세제감면보다는 현행 유지 또는 축소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재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감면액 18조 6000억원으로 관련국세대비 14%수준이다. 최근 4년간 조세감면증가율(11.9%)이 국세증가율(9.2%)을 웃돌고 있다.

김용민 세제실장은 "한번 도입된 감면제도는 항구화 기득권화하는 경향이 있어 과세기반을 잠식하고 과세형평과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해외펀드의 자본이득에 제대로 과세하지 못한 과세시스템에 대한 비난을 의식, 그동안 사실상 손을 놓다시피했던 국제조세분야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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