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장난이 빚은 파장은?…연극 '소년이 그랬다'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 첫 작품
25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
'빨간버스' '레슬링 시즌'도 연달아
  • 등록 2013-05-24 오전 7:01:00

    수정 2013-05-24 오전 7:01:00

연극 ‘소년이 그랬다’에서 중학생 상식 역을 맡은 배우 이철희(왼쪽)와 중학생 민재를 연기하는 배우 김정훈(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레알?’ ‘대박!’ ‘헐~’‘오버 작렬’. 무대 위 두 배우는 영락없는 중학생이었다. 일렉트릭 기타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무대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다시 무대 중앙에 섰다. 배우들의 땀방울이 무대 위로 뚝뚝 떨어졌다. “난 고작 14살이니까요. 내가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고는 생각 못했어요.” 그러나 이내 형사로 순식간에 변신하는 1인2역 연기는 조금도 어색함이 없다.

2011년 초연 이후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연극 ‘소년이 그랬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내달 9일까지 진행되는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의 첫 번째 작품이다. ‘소년이 그랬다’는 호주의 극작가 톰 라이코스와 스테포 난추의 원작 ‘더 스톤즈’를 각색한 것으로, 청소년들이 던진 돌에 고속도로를 달리던 트럭 운전자가 숨진 실화를 극화시킨 작품이다. 중학생 민재와 상식은 그날도 시시껄렁한 장난을 하면서 육교 위로 올라갔고, 장난삼아 던진 돌에 트럭 운전자가 숨지게 된다. 생애 처음 겪는 불안과 갈등 속에 두 사람은 세상의 여러 시선과 마주한다.

중학생 민재와 형사 광해 역은 초연부터 같은 역할을 맡아온 배우 김정훈이, 중학생 상식과 형사 정도 역은 이철희가 맡았다. 소년들의 심리를 리드하고 쫓아가는 영상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왕따’ ‘살인자’ 등 극 말미에 영상으로 바닥에 새겨지는 글귀를 추가해 혼란스럽고 불안한 그들의 심리를 대변했다. 남인우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는 작품의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가장 경력이 많은 배우를 투입했다”며 “투어를 다니며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디테일한 부분을 일부 수정보완했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소년이 그랬다’(25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를 시작으로 청소년극 릴레이를 이어간다. 두 번째 극은 ‘빨간버스’다. 씩씩하게 살아가는 10대 미혼모 세진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25일~6월 1일 소극장 판). 8명의 고등학생이 레슬링 경기를 하며 왕따·폭력·정체성 등을 이야기하는 ‘레슬링 시즌’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공연 후 배우들과 관객의 토론시간도 마련돼 있다(6월 1~9일 백성희장민호극장). 1688-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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