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데일리]비운의 삼성家 황태손 이재현 회장

  • 등록 2013-08-21 오전 7:00:00

    수정 2013-08-21 오전 8:40:21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이재현(53) CJ그룹 회장. 삼성가의 장손이자, CJ그룹의 오너인 그가 일생일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이 회장은 1993년 독립경영을 선언하며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뒤 20년만에 삼성의 한 계열사에 불과했던 제일제당을 재계 14위의 대기업으로 일군 백전불굴의 기업인이다. 그러나 최근 안팎으로 들이닥친 위기의 파고는 헤쳐나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법원은 20일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 회장은 지난 8일 법원 재판부에 병원에서 지병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비자금 조성에 따른 배임혐의로 구속돼 구치소 병동에서 지내고 있다.

CJ에 따르면 이 회장은 만성신부전증과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병, 그리고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이 회장이 앓고 있는 CMT병은 신경계 질환이다. 말초신경이 유전적 요인으로 퇴화하면서 근육이 위축되는 게 일반적 증상이다. 프랑스인인 샤르코와 마리, 영국인 투스에 의해 처음 알려져 ‘샤르코-마리-투스(CMT)’병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2500명당 한 명 꼴로 발병해 다른 희귀질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편이다.

전세계적으로는 현재 약 280만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도 2만~3만명 정도가 CMT 질환자인 것으로 추산된다. 유전병이어서 집안에 이 질환에 걸린 환자가 있으면 친인척 중에도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완치가 가능한 치료법은 없으며 물리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게 최선이다. 정기화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청력 장애나 안면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심할 경우 휄체어에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의 만성신부전증은 상태가 심각해 신장 기능이 정상 상태의 1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달 말 신장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신장 기증자는 이 회장이 대학시절 미팅에서 만나 결혼한, 부인 김희재(53)씨다.

이 회장이 청춘을 바쳐 일군 CJ그룹 또한 휘청이고 있다. 외삼촌이자 이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손경식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나,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CJ가 국내외에서 벌여놓은 사업들을 수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가의 장손인 이 회장은 조부인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의 사이가 소원해진 뒤에도 장충동 할아버지 집에서 모친인 손복남씨와 함께 살았다. 호암은 장손인 이 회장을 각별히 아껴 무릎에서 내려놓질 않았다고 한다. 이 회장 또한 호암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호암은 생전에 ‘재물과 지위는 사람이면 누구나 바라는 바이지만 아무나 다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당한 수단으로 얻은 것이 아니면 그 속에서 살 수 없다’는 논어의 귀절을 자주 인용했다. 또 말년에는 방송과의 대담에서 “기업을 경영해 오면서 고통스러운 기억도 많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런 고통도 하찮은 일로, 인간만사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 회장에게 ‘호암어록’ 일독을 권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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