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금겹살` 되나…되살아 난 아프리카돼지열병 공포

강원 고성 돼지 농장서 확진, 5월 이후 처음
2019년처럼 경기·인천까지 확산될라 초긴장
농축산 물가 급등하는데 돼지고기 물가 비상
총리 긴급지시 “신속 처리, 철저한 방역하라”
  • 등록 2021-08-08 오전 8:39:39

    수정 2021-08-08 오전 8:49:05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돼지 흑사병’이라 불릴 정도로 치사율이 높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석달 만에 재발하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방역당국과 양돈농가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달걀을 비롯한 물가 부담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물가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African swine fever)이 석달 만에 발생하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사진은 2019년 10월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의 돼지농장에서 방역당국이 돼지 살처분 작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강원 고성의 돼지농장에서 ASF 확진 사례가 나왔다고 8일 오전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5일 강원 영월의 흑돼지 농장에서 ASF가 확진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이번에 ASF가 발생한 농장은 돼지 2400마리를 사육하는 곳이다. 반경 500m 내에는 해당 농장만 있고 3㎞ 내에는 돼지농가가 없다. 반경 3~10㎞에는 돼지농가 2곳이 3100여마리를 사육 중이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첫 발견된 이후 확산된 ASF은 전염되기 쉽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과 호흡 곤란을 거쳐 일주일 안에 대개 사망하기 때문에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린다. 2019년 9월에는 경기도 파주·연천·김포, 인천광역시 강화까지 확산돼 방역당국이 긴장한 바 있다.

특히 이번에는 방역당국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등 물가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ASF가 2019년처럼 확산될 경우 공급 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물가는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2%대를 보여, 2017년 1~5월 이후 최장 기간 2%대 상승세다. 특히 달걀이 57.0% 상승하는 등 농축수산물 물가 부담이 커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발생농장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며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이동중지명령(Standstill) 발령 등 초동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긴급지시했다.

김 총리는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전파 원인을 신속히 파악해야 한다”며 “관계부처·지자체 등과 긴밀한 협력 하에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통제 초소 및 소독시설 운영 등 현장 방역조치가 철저히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수본은 ASF 발생농장의 사육돼지를 살처분하고 농장 출입통제, 집중 소독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 중이다. 경기·강원 지역의 돼지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 8일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6시까지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중수본은 일시이동중지명령 기간 중앙점검반을 구성해 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전국의 돼지농장, 관련 축산 시설·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을 시행할 계획이다.

김 총리는 환경부에도 확산 방지를 촉구했다. 김 총리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발생농장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경기·강원 지역의 광역 울타리를 신속하게 점검·보강해야 한다”며 “야생멧돼지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폐사체 수색과 환경시료 검사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 오염원 제거 및 소독 활동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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