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없는 금리 추락, 이래도 괜찮은가

  • 등록 2015-07-31 오전 3:00:00

    수정 2015-07-31 오전 3:00:00

예금 금리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어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예금은행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서민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애용하는 정기적금은 연 1.94%에 그쳤다. 5월의 2.01%에서 0.07%포인트가 내린 사상최저 수준이다. 저축성예금의 경우 이미 지난 3월 연 2%대가 무너졌고 6월에는 1.67%까지 하락하며 역시 사상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예금금리의 속락은 저금리 정책의 산물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월 정하는 기준금리는 2012년 7월부터 7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내려 현재 연 1.5%로 떨어진 상태다. 어떻게든 경기를 살려 보려는 고육지책이지만 그렇다고 경기가 호전될 기미는 별로 없다. 오히려 메르스 사태와 그리스 외채 위기, 중국 증시 폭락 등의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3% 성장마저 위협받는 처지다. 그나마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11조원짜리 ‘찔끔 추경’이어서 앞으로도 금리 추가 인하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가계부채가 1100조원을 넘어서며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만큼 금리 인하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으나 저금리가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은행에 돈을 맡겨 놓은 입장에서는 앉아서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예금이자 말고 별다른 벌이가 없는 은퇴자들은 죽을 맛이다. 이들의 씀씀이가 줄면 우리 경제를 골병들게 한 내수 부진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게 뻔하다. 금리가 너무 낮다 보니 직장인들은 저축할 필요를 못 느끼고 부자들은 몇 푼 안 되는 이자를 포기한 채 예금을 대거 인출해 집안에 쌓아 두는 바람에 5만원권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엉뚱한 세태가 연출되고 있다.

미국이 그제 기준금리를 2008년 12월 이래의 연 0∼0.25%로 동결했으나 9월에는 올릴 공산이 크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는 데도 저금리를 고수했다간 막대한 외화 유출을 감수해야 한다. 이제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과감한 재정정책과 더불어 국회에서 잠자는 투자·일자리 법안들을 조속히 가동하는 것만이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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