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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해 9월, 이들을 금융감독원 등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고문료를 받고 옵티머스 사기 펀드가 계속 판매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방조 혐의 등을 적용해 내사와 입건의 중간 단계인 수제 사건으로 등록했다.
로비 의혹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이 발견되면서 제기됐다. 문건에는 고문단이 제안한 프로젝트에 정부·여당 관계자가 수익자로 일부 참여했고, 법률적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전 부총리 소개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검찰은 고문단에 이름을 올린 양 전 은행장과 이 전 부총리를 비롯해 채 전 총장, 또 일부 피의자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등을 지난 3월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수사를 지휘한 유경필 부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대표가 금융감독원 검사를 연기할 목적으로 펀드 운용 상황과 고문단의 역할 등을 허위 또는 과장해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건에 기재된 인물들로부터 옵티머스 사모펀드 운용·판매와 관련해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해 ‘혐의 없음’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채 전 총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더 진행할 뚜렷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엔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투입된 경기도 광주시 봉현물류단지 사업에 대해 옵티머스와 법률 자문 계약을 체결한 채 전 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인·허가 관련해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검찰은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의 아내로 옵티머스 지분 약 10%를 보유해 펀드 사기와 로비 의혹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진아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 대해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행정관이 윤 변호사를 통해 수입 감소에 대한 보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건 등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결과 발표를 마치며 “2017~2018년경 옵티머스 펀드 사기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급격하게 확산되기 전 검찰이 관련 사건 수사에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피해 확산을 조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옵티머스에 748억 원을 투자했다가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지적을 받자, 2018년 10월 김 대표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의뢰했지만 무혐의 처분됐다. 당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때라, 윤 전 총장은 여권으로부터 줄곧 책임론에 시달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