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기종 A-37, 에어쇼엔 부적합 기종"

  • 등록 2006-05-06 오전 10:44:56

    수정 2006-05-06 오전 10:44:56

[노컷뉴스 제공] 어린이날 안타까운 인명 사고를 낸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소속 A37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이 기종은 에어쇼 등 곡예비행에 부적합한 기종이라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국방정책연구소 김성전 소장은 5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신율 저녁 7:05-9:00)과의 인터뷰에서 "곡예비행에 쓰인 A-37이라는 항공기는 조종사가 좌우로 한 명씩 탑승하게 돼 있는데, 한쪽 좌석을 제거하고, 거기에 연막장치를 달아 에어쇼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다른 비행기는 조종사가 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에 자세 파악이 대칭으로 이뤄지게 되는데" 반해, A-37은 조종사 입장에서 "한쪽 시야가 가려져 비대칭인 상황에서 임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A-37은 "에어쇼를 하기엔 어려운(부적합한) 기종"이라는 지적이다.

김성전 소장은 "각 나라 곡예비행팀은 곡예비행에 맞는 (최신예)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우리 공군의 A-37은 과거 조종사 양성과정에 사용하던 중등 교육용 기종"이라면서 "1953년 미국이 개발해 67년 월남전에 투입했던 비행기를 한국 공군이 인수해 훈련기로 사용해 왔던 기종"이라고 밝혔다. 김소장은 그 동안 우리 나라에서 자체 생산되는 비행기가 별로 없었지만 "이제 T-50이라는 항공기를 자체 생산하는 만큼, 우리의 항공산업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곡예비행에 쓰는 기종을) 우리 나라에서 생산하는 비행기로 교체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소장은 오늘 사고가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사고기 조종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해서든 비행기를 살려보려는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했을 것"이라며, "아마 모든 조종사들이 (민간인 피해를 막으려고)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국방정책연구소 김성전 소장


- 이번에 사고가 난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에 대해 설명해달라.

대한민국 공군의 최정예 조종사들로 구성된 팀으로, A37이라는 항공기를 이용해 특수곡예비행을 한다. 주요행사 때 곡예비행을 담당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오륜기를 이 비행기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1994년 12월 12일에 A37 여섯 대로 출범해서 공군의 주요 행사 때 곡예비행을 하는 팀이다.

- 최정예 공군 조종사라면 조종 실수에 의해 사고가 날 가능성은 적지 않나?

에어쇼라는 성격을 생각해야 한다. 에어쇼에서는 관객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다보니 조종사들은 굉장히 위험하다. 작은 실수가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에어쇼에서 사고가 나는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에선 98년에 에어쇼에서 사고가 나서 조종사 한명이 죽었다. 하지만 외국에 비하면 사고 비율은 낮다고 볼 수 있다.

- 블랙이글팀은 에어쇼를 할 때 항상 A37 훈련기를 갖고 하나?

그렇다. 각 나라마다 곡예팀에 맞는 항공기를 갖고 임무를 한다. 예를 들어 미 공군의 경우에는 썬더브로드 팀이 F16을 사용하고, 미 해군은 블루엔젤스 팀이 FA18 항공기를 사용한다. 우리는 워낙에 전투기로 다른 항공기들을 쓰는데, A37은 과거에 비행 조종사들 양성 과정에서 중등교육 때 사용하던 것으로, 원래 53년부터 미국이 개발해서 67년 월남전에 투입했던 항공기다. 월남전이 끝나면서 한국 공군이 공격기로 인수했는데, 그걸 한 때 훈련기로 사용했다. 사실 이 기종은 side by side라고 해서 조종사가 좌우로 한 명씩 탑승한다. 그러니까 원래 두 명이 타는 건데 오른쪽 좌석에 기총이 있는 걸 제거하고, 거기에 연막장치를 달아서 에어쇼를 하는 거라 사실 이 비행기는 에어쇼를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 에어쇼를 하기엔 기종 자체에 문제가 있다?

그렇다. 오른쪽 시야가 약간 막힌다. 다른 비행기는 조종사가 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에 자세 파악이 대칭으로 이뤄지는데, 이 비행기는 비대칭인 상황에서 임무를 하기 때문에 에어쇼를 하기엔 어려운 기종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기종으로 에어쇼를 하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자체생산된 비행기가 별로 없었다. 이번에 T-50이 자체생산되는데, 우리의 항공산업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자국에서 생산하는 비행기로 교체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A37 훈련기는 날개가 커서 에어쇼 사용에 적합하다'는 얘기도 있던데?

이 비행기의 길이는 8.9m인데, 날개폭은 11.7m이다. 날개가 커지면 저속에서 기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사실상 에어쇼라는 건 최정예 조종사들에게 고도의 훈련을 시켜서 하기 때문에 항공기는 대칭인 것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 조종사는 교육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도록 교육받는다는데?

모든 조종사들이 그럴 것이다. 특히 이번 경우는 어린이 날을 맞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해서든 비행기를 살려보려는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했을 것이다.

- 과거 전투기 비행 중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나?

내가 87년에 충주 사격장으로 임무를 나갔을 때 F2의 좌측 엔진에 화제가 나서 폭발해서 만신창이가 된 비행기를 가지고 착륙한 적이 있다.

- 그때 탈출을 왜 안했나?

조종사는 마지막까지 비행기를 살릴려고 노력하다가 정 안됐을 때 포기하는 것이다.

- 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종사가 빨리 탈출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비행기 자체가 국가 자산으로 크게 관리가 되는 면이 있다. 그래도 어떤 나라든 최선을 다해 최후까지 노력하는데, 특히 한국 조종사들의 사명감이 투철한 것 같다.

- 에어쇼와 관련된 사고가 계속 나는데, 이런 에어쇼를 계속 해야 할까?

전투기 조종사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남들에게 좀더 좋은 걸 보여주고 싶고, 특히 오늘처럼 어린이 날 같은 경우엔 미래 전투기 조종사들이 선배 조종사들의 모습을 보며 꿈을 키운다. 이런 어려운 직업을 사명감을 갖고 한다는 걸 보는 사람이나 조종하는 사람이나 서로 교감해줬으면 좋겠다.

- 에어쇼의 위험성을 최소한으로 줄일 대책이 있다면?

평상시 조종사들은 최선을 다하고 모든 안전장치를 가지고 훈련에 임한다. 그러나 워낙 고속으로 임무가 이뤄지고, 조종사가 할 수 있는 최고 난이도의 임무를 보여주다보니 작은 방심이나 작은 이상이 있어도 사고로 연결되는데, 그것도 조종사들이 가지는 자부심이라고도 생각한다. 그걸 보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비록 위험하지만 조국을 위해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에 설령 사고가 난다 하더라도 에어쇼는 중단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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