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단` 인도 제조업 메카로

현대차·노키아·미쓰비시 등 세계적 업체 공장신설 러시
터 잡기도 하늘의 별 따기… 1분기 제조업성장률 11.3%
  • 등록 2006-12-14 오전 7:21:04

    수정 2006-12-14 오전 7:21:04

[조선일보 제공] 인도 남부 최대 도시인 첸나이에서 4번 국도를 타고 남서쪽으로 1시간쯤 달리면 현대자동차·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 등 세계 초일류 기업들의 공장과 부지가 나타난다. 1600만 평이 넘는 시프콧(Sipcot) 산업단지다. 이곳의 중심에 있는 현대차 2공장 건설현장. 12일 노란 철모를 쓴 인도인 노동자들이 철제 조립라인을 부지런히 공장 내부로 옮기고 있었다.

내년 10월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공장과 같은 수준인 연간 6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수레쉬 쿠말 건설 사무소장은 “하루 4000여 명이 동원되며, 인도 전역에 우리 회사가 짓는 공장만도 400여 곳”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공장을 지나면 금세 35만 평의 벌판에 노란색, 검은색의 거대한 타워 크레인들이 발견된다.

2만 명을 고용할, 세계 1위 휴대폰업체 노키아의 10번째 해외 공장 건설 현장. 노키아의 한 관계자는 “첸나이 공장이 현재 노키아의 최대 생산기지인 한국 마산 공장의 명성을 곧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 만평 규모의 모토로라(휴대폰), 삼성전자 제2공장(가전)의 후보지들도 주변에 있다. 이미 인도는 중국을 능가해, 매달 500만 대 이상의 휴대폰이 팔리는 세계 유일의 시장이다.

인도가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달 초 뭄바이의 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만난 필리파 맘그렌(Philippa Malmgren) 캐논버리 그룹 회장은 “중국은 제조업, 인도는 정보통신(IT)·서비스업이란 양분법은 더 이상 안 통한다”며 “인도는 첨단 기술과 서비스가 접목된 신(新) 제조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첸나이엔 이밖에도 미·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인 포드와 미쓰비시 공장, 부품업체 비스테온, 유리 업체 생고뱅 등 세계적 제조업체들이 들어섰으며 수많은 협력업체들도 따라왔다. 현대차 협력사인 대성전기의 박성만 법인장은 “공장 부지를 확보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도 대륙의 건너편인 서부의 산업도시 푸네도 대규모 공장 풍경은 비슷하다. 인도 가전 시장을 휩쓰는 LG전자 제2공장, 중국의 하이얼, 미국의 월풀 등 세계적 가전업체들이 이곳에 있다. 삼성전자 서남아 법인장 오석하 전무는 “인도의 TV 수요는 2010년까지 연간 1200만대 정도로, 이 중 30%만 차지해도 400만대”라고 말했다.

한국의 연간 TV 시장은 200만대. IIT(인도공과대학) 마드라스의 가네쉬 교수(경영학)는 “인도에 들어서는 생산 기지는 ‘달리는 코끼리’ 인도에 가해지는 채찍과 같다”며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성장한 인도가 선진기업의 공장 유치를 통해 기술이전의 효과까지 본다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 센터, 다국적 기업 업무의 아웃소싱(BPO) 기지로만 인식되던 인도의 ‘세계의 제조공장’ 변신(變身)은 인도 정부가 주도했다. 만모한 싱(Singh) 총리는 외국인 직접투자(FDI)액을 3년 내 150억 달러로 늘리고, 2010년까지는 500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누차 강조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소형차의 낮은 수익률로 고민하자,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소형차 판매세를 8% 감면했다. 그러자 인도의 폭발적인 소형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던 GM·포드·BMW·다임러 크라이슬러·혼다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인도 공장 증설·신축을 발표했다. 올 1분기(4~6월·회계기준)에 인도 제조업의 성장률은 11.3%. 서비스 산업 성장률(10.6%)을 앞질렀다.

‘미약한 제조업’이 인도 발전의 걸림돌이란 얘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9일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내년(9% 예상) 이후 경제 성장속도가 점점 빨라져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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