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사람이 무서워요"…`묻지마 흉기난동`에 공포 질린 사람들

신림동 사건 이후 호신용품 검색 100배 급증
"호신용품 나쁠 것 없어…여동생도 사주고파"
전문가 "위급 상황엔 당황…사용법 익혀놔야"
  • 등록 2023-07-26 오전 6:00:00

    수정 2023-07-26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유림 황병서 기자]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 이후 시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신림동에서 또 다른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는 오인 신고가 접수되는가 하면 구로구에서는 실제 흉기 난동이 발생해 1명이 크게 다쳤다.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에 노출되는 흉기 난동 특성 탓에 “옆 사람이 무섭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24일 서울 서초구 호신용품 판매점 대한안전공사 직원이 전기충격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들의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는 호신용품 검색 및 판매량이다. 25일 네이버 데이터랩(DataLab)에 따르면 호신용품 검색량은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사건 발생 전날인 20일보다 사건 발생 당일인 21일 19배 늘었고, 22일에는 43배, 24일에는 100배까지 증가했다. 2016년 데이터가 수집된 이후 호신용품 검색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번째 순위는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묻지마 살해한 2016년 5월 무렵이다. 그러나 신림동 사건과 비교하면 호신용품 검색량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특히 20~50대 남성이 ‘호신용품’을 가장 많이 찾았다는 통계도 나왔다. 그간 묻지마 범죄가 상대적 약자인 여성과 노인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신체적으로 건장한 20·30대 남성이 타깃이 됐기 때문에, 남성들도 다양한 호신용품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살면서 처음으로 호신용품을 샀다는 직장인 서모(31)씨는 “신림동 범행 장면 영상을 접한 뒤 나도 언제 어디서 그렇게 당할지 모르겠다는 공포감이 생겼다”며 “실제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두려움은 조금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호신용품 구입 의사가 있다고 밝힌 대학원생 정모(30)씨는 “미국은 국가가 모든 사람을 보호해줄 수 없다는 이유로 총기 소지를 허용하지 않느냐”며 “이번엔 경찰의 대응 잘못도 아니고 워낙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었고, 호신용품을 소지해서 나쁠 건 없다고 본다. 여동생 것도 사주고 싶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관련 장비를 제조·판매해 온 업체 관계자는 “휴대용 소지가 가능한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 스프레이 판매가 늘었다”며 “가스총의 경우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쓰라리고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에 기습하려는 상대에게 제약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호신용품을 구매하더라도 사용 방법을 잘 익혀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위급 상황에 처하면 당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칫 호신용품을 빼앗겨 상대방의 손에 무기를 쥐여주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상대방을 제압하겠다는 생각으로 자극해선 안 된다”며 “차라리 좀 거리를 벌리면서 빨리 도망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말했다.

호신용품 검색량이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사진=네이버 데이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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