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모델에 똑같은 자세… 쌍둥이 누드?

70년대 박영선 작품 2점 등장
둘 다 진품…상업적 이유로 똑같이 그려
  • 등록 2006-05-23 오전 7:50:44

    수정 2006-05-23 오전 7:50:44

[조선일보 제공]


지난주 K옥션 경매에서 340만원에 낙찰된 박영선의 누드(왼쪽·40.9×31.8㎝)와 현재 인사동 Y갤러리에 500만원에 걸려 있는 같은 작가의 작품(오른쪽·53×40.9㎝). 70년대에 그린 이 두 작품은 크기만 달랐지 똑같은 모델에 똑같은 자세다. 배경에 걸린 액자 세 개의 크기와 모양도 똑같다. 언뜻 보아서는 차이를 가려내기 어렵다.

이 ‘쌍둥이 그림’의 출현으로 일부 관객은 혼란스러웠다. 혹시 한쪽이 가짜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쌍둥이 그림은 종종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 최명윤위원은 “70년대 화가들은 똑같은 그림을 여러 장 그리곤 했다”며 “대부분 상업적인 이유였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보고 화가에게 찾아가 저 그림 갖고 싶다 하면 똑같이 그려줬기 때문인데, 당시 관습이었으므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소재를 반복해 그릴 때 나타나는 효과를 의도적으로 노린 화가들도 있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의 대표주자인 모네는 런던 국회의사당 등 같은 소재를 놓고 비슷한 그림을 여러 장 그렸다. 요즘 현대작가들은 일부러 반복적인 이미지를 즐겨 쓰기도 한다. 큐레이터 정준모씨는 “하지만 모네의 경우 같은 사물이 시시각각 빛에 따라 변하는 미묘한 차이를 표현한 것이고, 현대미술가들은 ‘반복’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일부러 같은 이미지로 시리즈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상업적인 이유에서 대량생산을 한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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