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김원기 회동..웃음 띤 얼굴, 치열한 신경전

김원기 "손님에게 이런 말씀 민망하지만"
최병렬 "그래도 하실 말씀은 다 하시면서"
  • 등록 2003-12-13 오전 10:21:18

    수정 2003-12-13 오전 10:21:18

[오마이뉴스 제공]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와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이 "미소 공방"을 벌였다.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는 고사성어가 가장 들어맞는 자리였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단식중인 자신을 "위로방문"한데 대한 답례 차원에서 12일 오후 2시께 김원기 우리당 의장을 예방하고 약 15분 동안 불법대선자금과 이라크 파병 문제를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양당 대표는 시종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마치 칼을 숨겨놓은 듯 서로의 약점을 자극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칼을 먼저 꺼내든 쪽은 김원기 우리당 의장. 김 의장은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곧장 "건강도 회복했으니까 대선비자금과 관련해서 빨리 좀 수사에 협조해 종결시키는게 중요하다"며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 수사 협조를 촉구했다. 이에 최병렬 대표는 "이제부터는 이 당(열린우리당)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겠나"면서 검찰과 열린우리당을 은근히 압박했고, 김원기 의장은 "왜 최돈웅 의원 등이 출두하지 않지 않냐"고 되받으며 최 대표를 난처한 지경으로 몰아갔다. 최 대표는 물러서지 않고 "테크닉 차원에서 늦어지는 것이지 안 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걱정하지 말라"고 반박한 뒤 다시 "(수사가) 균형이 맞아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균형이 안 돼 있다"고 화살을 열린우리당의 불법대선자금으로 돌렸다. 김원기 의장은 "엄청난 차이가 나고 실상이 다른데 억지로 수사로써 균형을 못 맞추는 것"이라고 역공을 가하고 "(액수가) 많고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안 되는 대로 하는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대로 하는 것이지 억지로 잡아서 균형을 잡을 수는 없지 않냐"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대선자금 규모의 차이를 부각시켰다. 또한 최 대표는 이라크 파병과 관련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입장이 상당한 거리가 있다. 보고를 못 받은 것 아니냐"며 대통령 정치고문으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에 대해 김원기 의장은 "밖에서 보기 이상한지 모르지만 정신적 여당이라면서 정부나 대통령의 방향과 처음부터 일치해 가지 않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독특한 점"이라고 받아넘겼다. 한편 김 의장은 답례차 찾아온 최 대표에게 다소 자극적인 발언을 내뱉는 것이 미안한 듯 "오신 손님에 대해 이런 말을 하기 민망하지만…"이라며 양해를 구하자 최 대표가 "하실 말씀을 다 하시면서…"라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음은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와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간에 오간 대화록 전문이다.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 "우리가 좀 불편하다. 소파를 없앴다. 여기만 있기에 없앨 것이면 다 없애라고 해서 이렇게 됐다. 손님 맞이할 때는 좀 불편하더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좋다. 들어오는 입구가 정당 사람에게 익숙한 곳이 아니네. 큰 회사의 회장님 사무실 같다. 부럽다." 김원기 "회사에서도 동적으로 일하기 위해 진작에 소파를 없앴다고 하더라. 정당만 소파를 놓고 있고." 최병렬 "우리도 소파를 없애야겠다. 당사에 와서 챙겨주고 격려도 해 줘서 고맙다. 처음 힘들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괜찮더라. (맞은편 왼쪽에 앉아있는 김한길 우리당 전략위원장을 향해) 더 젊어졌다." 김원기 "여전히 백발인데 뭐.(웃음) 건강도 회복했으니까 대선비자금과 관련해서 빨리 좀 수사에 협조해 종결시키는게 중요하다." 최병렬 "우리야 감출 것도 없고 감출 방법도 없고 있는 대로 고해성사하고 새로 다듬어야 하지 않겠나. 이것이 계기가 돼 총선이든 대선이든 평시 활동이건 돈으로부터 해방되는 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앞장서라." 김원기 "우리가 신당까지 만든 가장 큰 이유가 그것이다. 돈 많이 드는 정치구조는 시대가 용납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부패정치구조를 빨리 청산하겠다는 게 창당의 목적이다. 앞장서겠다." 최병렬 "뒤에서 밀겠다." 김원기 "같이 해서 완전히 모든 것이 드러날 게 있으면 드러내고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지도록 하자. 그 바탕 위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 최병렬 "적극 동감이다. 대선자금 때문에 정치가 거기에 매몰돼 있고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나중에 민생이…. 사실 단식하면서 민생문제와 관련한 안건이 이뤄지지 못해 심적인 부담을 느꼈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는 역할을 우리가 제대로 해야 한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해결했지만 이제 국회가 힘을 합쳐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원기 "최 대표의 말을 들어보니 잘 될 것으로 보인다. 좌우간 민생을 챙기고 하는 것도 오늘 상황으로 봐서는 여하튼 대선정치자금 문제에 대해서 빨리 수사에 응해서 적극적으로 밝혀질 것을 밝혀지도록 협력해서 종료돼야 경제도 안정되고 기업체도 여기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는 종결이 와야 챙길 수 있다. 모든 점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서로 협력해서 빨리 제대로 끝나도록 하고 민생도 챙기자. 총선 앞두고 있는데 정치개혁 입법들을 임시국회 중에는 모든 문제가 종결이 되도록 양당이 서로 상의해서 처리해야 한다." 최병렬 "지금 안 되면 안 된다." 김원기 "그런 문제도 가속을 해서 등장한 모든 문제를 합의해야 한다." 최병렬 "총선이 다가오니까, 경제는 경제이고, 민생은 민생이니까, 함께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이 그래도 일말이라도 기대감을 다시 회복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선자금과 관련해서 한나라당은 거의 대충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부터 이당(열린우리당)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겠나." 김원기 "수사가 지금부터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는 수사가 계좌까지. 우리는 까놓고 얘기해서 말로 여당이었지 여당인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 것이 아니고 이회창 후보가 진작부터 대통령이 돼 있는 상황 비슷한 분위기 속에서 했다. 우리 경우에는 법정한도 자체가 다 채우기 힘든 상황이었다. 모든 것이 전부다 계좌가 다 추적되도록 처리했기 때문에 앞으로 대통령 선거라는 것이 개인적으로 한 것은 몰라도 이미 추적된 것은 다 추적됐다. 여하튼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타당이니 우리당 할 것 없이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에 대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여하튼 검찰 수사에 협력해서 모든 것이 빨리 드러나도록 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최병렬 "수사에 관해서는 우리당의 입장은 감출 수 있는 방법도 없다는 것이다." 김원기 "그런데 최돈웅 의원 등이 출두하지 않지 않나." 최병렬 "개인적인 여러 가지 수사와 관련된 테크닉 차원에서 늦어지는 것이지 안 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걱정하지 말라.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인사하러 와서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지 않지만 수사라는 것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균형이 맞아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균형이 안 돼 있다. 지켜보기로 하자. 당면한 것은 같이 힘을 합쳐서 민생을 챙기고 정치개혁입법, 어차피 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견이 있어도 조정해서, 정치가 바뀌는 모습을 함께 하자. 오랜 경험을 쌓으셨으니까." 김원기 "뒷부분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제1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챙기시겠다고 하니 든든하다. 앞의 균형 부분을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엄청난 차이가 나고 실상이 다른데 억지로 수사로서 균형을 못 맞추는 것이다. 많고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안되는 대로 하는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대로 하는 것이지 억지로 잡아서 균형을 잡을 수는 없지 않나. 오신 손님에 대해 이런 말을 하기 민망하지만.(웃음)" 최병렬 "하실 말씀을 다 하시면서.(웃음) 이라크 파병문제 대통령은 거의 정한 것 같더라. 열린우리당은 방향을 잡았나." 김원기 "우리는 진작 잡았다. 파병에 대해서는 찬성을 하는 것이고. 다만 파병이 평화재건 목적으로 가는 것이고, 자위를 위해서는 혼성부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어디까지나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최병렬 "당론이 그런가. 대통령이 결심하고 있는 것과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보고를 못 받은 것 아니냐." 김원기 "이야기를 들었는데, 의총에서 결정된 당론을 그렇다." 최병렬 "대통령 결심과 열린우리당 당론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은 어떻게 조정되나." 김원기 "상당한 거리라고 볼 수는 없는데 차이가 생기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최병렬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김원기 "거리가 있으면 조정을 해야지." 최병렬 "1차 파병 때 우리는 대통령이 결심을 했기 때문에 무조건 지지했다. 그 이후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있어 씁쓸한 경험을 했다. 열린우리당과 대통령이 같은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 그래야 우리도 대통령 생각을 지지를 한다든가 입장을 천명할 수 있지 않나. 1차 파병 때와 같은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싶다." 김원기 "옛날하고 밖에서 보기 이상한지 모르지만 정신적 여당이라면서 정부나 대통령의 방향과 처음부터 일치해 가지 않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독특한 점이다. 과거의 여당과 전혀 다른 것이다.(김원기 의장 전화벨이 울림) 이렇게 와서 대화를 하니까 좋다. 기자들이 이렇게 주시하는 속이라 속에 있는 얘기를…." 최병렬 "속에 있는 얘기를 하지 않아도 기자들은 다 안다.(웃음)" 김원기 "좌우간 건강이 회복돼 다행이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면서 한나라당과 대화를 많이 해야 정국이 잘 풀릴 수 있지 않겠나. 기대를 한다." 최병렬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이므로 잘 모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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