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코로나'에 공연 매출 60% 급감

비수기 2월도 개막 380편인데
3월 들어선 개막 51편 불과해
영세 공연제작사 '줄도산' 우려
  • 등록 2020-03-19 오전 12:30:01

    수정 2020-03-19 오전 8:07:15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A극단 대표 B씨는 얼마 전 인터파크 앱을 열어보고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작품이 연극 순위 10위권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소극장에서 매회 객석 절반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록한 순위였다. B씨는 “우리도 적자를 면하기 힘든 실정인데, 우리보다 티켓 판매량이 적은 공연들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도 안 된다”면서 “공연제작사들이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월간 공연매출액 추이(그래픽=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공연계가 코로나19 확산에 시름시름 앓고 있다. 주요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 이달 공연 매출은 전월대비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 심리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연 매출은 ‘사상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연제작사 대부분 영세한 규모의 중소기업이기에 줄도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3월 상반월(1~15일) 공연 매출액은 49억4860만원에 그쳐, 전월 상반월(124억8381만원) 대비 60.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공연 매출은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 국내 모든 공연의 입장권 판매수익을 합산한 수치다. 특히 2월이 공연 비수기인 데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매출 감소가 시작됐던 시기라는 걸 감안하면 3월 매출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 추세라면 공연제작사들이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경기문화의전당 등 주요 공연장의 개점 휴업이 지속되고, 통영국제음악제· 이고르 모이세예프 발레단 초청 공연 등 굵직한 공연 대부분 취소된 탓이다.

이밖에 △루체른 스트링 페스티벌 아시아투어 △홍콩필하모닉 내한공연 △국립오페라단의 ‘봄밤 콘서트’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서울시향의 ‘3월 정기 공연’ 등이 모두 취소됐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드라큘라’ 등 일부 공연을 제외하곤 대형 공연 자체가 씨가 말라, 3월 공연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월간 공연 매출액은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7월(190억2131만원) 이후 △8월 291억7092만원 △9월 235억1695만원 △10월 305억2545만원 △11월 350억6124만원 △12월 555억1851만원 △2020년 1월 406억1027만원 △2월 209억3978만원 등 100억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3월 들어 개막 편수와 공연 건수는 각각 51편, 191건에 불과해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연 비수기였던 지난 2월에도 개막 편수는 380편, 공연 건수는 602건에 달했다.

시장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공연제작사들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버틸 재간이 없는 영세 공연제작사들을 중심으로 줄도산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국내 굴지의 대형 공연제작사 C대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라면서 “이런 분위기가 4월까지 이어진다면 상당수 공연제작사들이 재정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공연이 대관료와 배우· 스태프들의 임금을 지불하고 나면 적자”라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대학로 일대의 영세 공연제작사들은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로 신시컴퍼니는 뮤지컬 ‘맘마미아!’ 개막일을 당초 3월 8일로 잡았다가 4월 7일로 늦췄다. 국립발레단은 3월 20~22일 개최하려던 ‘백조의 호수’ 공연을 취소했다. 서울시향은 3월 13~14일 개최하려던 3월 정기공연 ‘미하엘 잔덜링의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을 취소했다(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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