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법원장은 토르의 망치를 들수 있을까

반복되는 대법원장 잔혹사 이제 끊어내야
무너지는 사법신뢰…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무결점 인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 없어
  • 등록 2023-09-18 오전 6:06:06

    수정 2023-09-18 오전 6:06:06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토르는 고결하고 정의로운 마음을 지닌 자만이 들 수 있다는 망치 ‘묠니르’를 휘두른다. 우주의 생명체 절반을 날려버리는 무시무시한 악당조차 이 무기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는 꼼짝하지 못한다. 어느날 서울 강남 한복판에 묠니르가 ‘쿵’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정부는 즉시 대법원장을 불러야 할 것이다. 대법원장의 영문 명기는 치프 저스티스(Chief Justice)다. 정의의 상징적 존재로 꼽히는 대법원장 정도면 묠니르를 가뿐히 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반복되는 대법원장 잔혹사를 살펴보면 의문이 고개를 든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의혹으로 징역 7년형을 구형 받았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코드인사, 재판지연 등 숱한 논란 속에 불명예스러운 퇴임을 앞두고 있다. 과거엔 유태흥 전 대법원장이 법관 인사 관련 파문으로 탄핵 위기를 겪었고, 김덕주 전 대법원장은 재산공개 파문으로 자진사퇴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우려가 적지 않다. 거액의 재산 형성과정은 물론 아들의 로펌 인턴 특혜의혹도 해명이 필요하다.

사법부를 이끄는 대법원장의 권한은 묠니르보다 강력하다. 대법관 임명 제청,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명, 전국 판사 인사 권한을 바탕으로 사법부 판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평범한 국민은 물론 권력자들도 재판에 살고 죽고 산다. 어떤 재판은 사회의 큰 흐름을 결정한다. 국민이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은 대법원장이 누구보다도 고결하고 정의로울 것이란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반복돼온 대법원장 잔혹사는 사법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그 여파는 범죄에 대한 불안과 사회를 향한 분노로 되돌아오고 있다. 대법원장이라는 고위 공직에 대한 국민적 눈높이는 한없이 높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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