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우울한 배터리 3사 실적…"3분기부터 점진적 개선세"

2분기까지 메탈가격 하락 여파 이어질 듯
재고 소진, 신차 출시 효과 3분기 개선 전망
  • 등록 2024-04-08 오전 6:06:00

    수정 2024-04-08 오전 6:06: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75% 급감했다. 전기차 ‘캐즘(Chasm·대중적 전환에 앞서 새로운 제품이 겪는 일시적 침체기)’으로 인한 수요 부진의 불확실성이 K배터리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Q 우울한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9%, 영업이익이 75% 하락한 157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316억원의 영업적자다.

다른 배터리 기업도 부진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5조2130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34.4% 낮은 수준이다. SK온은 올해 1분기 손실이 전분기(-186억원) 대비 큰 폭 확대해 3000억원 안팎의 적자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의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만6425대를 기록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략조정에 나섰다. 포드는 북미 지역 전기차 출시 계획을 일부 연기했고 제너럴모터스도 전기 트럭 공장 개설을 1년 연기했다.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1분기 실적에 따라 연간 판매량 목표 재검토에 나설 수 있다. 2분기 이후 출하향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다. K배터리 한파가 얼마나 지속할지 섣불리 장담하긴 어렵지만 재고 소진이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적 반등 언제쯤?

당장 2분기까지는 메탈 가격 하락으로 인한 납품 단가 하락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원료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1분기 LG엔솔의 자동차 부문의 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6%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2분기는 1분기보다 18%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3월부터 주요 메탈 가격이 상승해 6개월 후엔 배터리 셀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며 “GM 판매 부진 우려가 있지만 배터리 가격이 충분히 하락한 하반기는 판매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배터리 업계도 수요 부진에 투자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월 콘퍼런스콜과 지난달 주총에서 잇달아 중장기 계획은 변함없이 유지하되 투자속도는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도 4조원대 설비투자에 나서야 하는 SK온은 흑자전환 지연 등으로 모기업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추가적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나 계열사 분리 및 지분 매각설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K배터리의 유의미한 반등은 미국 IRA 보조금이 크게 확대하는 2025년 이후로 예상된다. SK온은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현대차와 연 35GW(기가와트)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미국 조지아에 건설하고 있다. SK온은 현대차의 북미 생산 배터리 수요에 맞춰 조지아 라인 일부를 전환하는 등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앞당긴단 계획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되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 상용화 시기를 2027년으로 밝힌 바 있다. 아직 북미 공장이 없어 IRA 혜택이 없지만,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인디애나주 1공장을 애초 목표인 2025년보다 이른 올해 하반기 중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 능력 확대 역시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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