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신드롬…비리 도려내는 ‘공천 포청천’

非정치인 활약에 격려 쇄도
  • 등록 2008-03-08 오전 11:12:28

    수정 2008-03-08 오전 11:12:28

[경향닷컴 제공] ‘박재승 공천 특검’이 연일 화제다. 여의도 정치판을 넘어 일반 시민들의 대화마당이나 인터넷 공간에서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진보나 보수의 성향, 지지 정당 등을 떠나 공천 혁명을 앞세운 그의 거침없는 언행과 환호하는 여론을 놓고 ‘박재승 현상’이라고 평하는 이도 있다. 한 여론조사에선 국민 10명 중 9명(89%)이 “박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고 답하는, 경이적인 상황까지 나타났다.

가히 열풍이라 할 정도로 ‘박재승 현상’이 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한국 정치의 관행과 ‘정치 논리’를 인정하기보다 거리낌 없이 치부를 지적하면서 메스를 들이대는 점이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위원장은 ‘여의도’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반인의 상식으로 민주당의 새로운 공천 기준을 말하고 정치를 바라보고 있다. 그가 7일 MBC 라디오에 출연, 언급한 ‘사면’과 ‘음주운전 3진 아웃제’ 등은 이를 여실히 말해준다.

박 위원장은 정치인의 범죄→대통령의 사면→선거 통해 다시 정치권 복귀의 악순환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선량한 국민들은 우유 하나라도 구멍가게에 가서 훔쳐 먹으면 수년씩 징역을 살게 된다. 그러면 공직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수십억, 수천억원씩 그렇게 해도 대통령이 사면해 버리니까 바로 다음 선거에 나가서 당선된다. 이러니 국민은 정치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적어도 음주운전 같은 것은 의원이 할 일은 아닌 만큼 점수에서 불이익을 줄 것이며 세 번씩이나 겹쳐서 했다면 배제한다”고 단언했다. 의원들의 ‘막말’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주겠다며 “현직 대통령을 폄훼하는 단어를 보면 말할 수 없이 역겨운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천 포청천’의 행보를 지켜본 국민은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지지하는 선물과 글이 박 위원장과 공심위원들에게 쏟아지고 있다.

한 할머니는 “박 위원장님 파이팅! 한국 정치가 바로 서도록 힘써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롤케이크 두 상자를 민주당사로 보냈다.

30대 회사원도 “국민들 마음에 자라고 있는 ‘희망의 새싹’을 활짝 키워달라”는 쪽지를 넣은 박카스 두 상자를 전했다. 공심위원 휴대전화에도 “힘 내시라” “꿋꿋하게 하시라”는 등의 격려성 문자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명지대 신율 교수(정외과)는 “국민은 늘 정치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박 위원장은 특히 비리·부정 전력자를 배제한다고 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며 “야당 지도부의 압력을 버티는 모습에 국민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에는 어두움도 드리우고 있다. 박 위원장이라는 거름종이에 의해 공천된 이들이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을지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그렇게 깨끗한 인사가 모두 국회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모두 떨어지면 어떻게 하느냐”며 “정치라는 게 사법적이고 단선적 판단으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재승 공천’은 총선 결과로 심판을 받겠지만 ‘박재승 현상’이 2008년 한국 정치의 참신한 반란이 되고 있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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