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준다더니 고통 줘…아이티 누비는 ''타락천사''

구호품 미끼로 성상납 요구 아이티 고아 불법 입양 시도
  • 등록 2010-02-06 오후 4:53:57

    수정 2010-02-06 오후 4:53:57

[조선일보 제공] "난 거의 매일 NGO 관계자들과 동침했다. 나도 먹고, 아이도 먹여야 했기 때문이다."

2002년 서아프리카 난민 여성은 구호 단체 직원의 성착취(sex-exploitation)를 증언했다. 라이베리아와 기니, 시에라리온 등에서 40개 구호기구 직원 67명이 식량을 미끼로 18세 이하 소녀들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데 세계는 경악했다.

대부분 현지에서 고용된 이들의 수법은 간단했지만 교활했다. 구호물자를 받으러 온 여성들에게 "명단에 이름이 없다"며 성행위를 요구했다. 한 난민은 "음식과 섹스를 바꾸자는 직원들의 덫을 벗어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인도주의 단체 직원들의 성착취는 현지인들에게 또 다른 재앙이었다.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 미혼모, 버려지는 아기가 급증했다. 에이즈 같은 각종 성병도 확산됐다.

아이티 지진으로 4일까지 21만2000명의 사망이 확인된 가운데 국제투명성위원회(TI)는 이번 주 '인도적 사업에서의 부패 예방'이라는 지침서를 펴냈다. 최근 아이티에서도 미국 선교사가 지진 고아 33명의 불법 입양을 시도하는 등 유사한 비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TI의 글로벌 프로그램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푸트먼(Poortman)은 "부패는 인도적 사업의 가장 무서운 적"이라며 본보기로 삼을 만한 선행 사례들을 제시했다.

인도 구자라트(Gujarat) 지역에서는 2001년 규모 7의 강진으로 2만5000여명이 사망했다. 지역 엘리트들은 구호용 쌀을 빼돌려 시장에 내다 팔아 엄청난 돈을 챙겼다. 현지 정부와 경찰의 감독이 소홀했기 때문이다. 세계적 민간구호단체 월드비전(World Vision)이 급히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들은 강화(强化) 프로그램을 이수한 요원들이었다. 가까스로 식량 유출이 줄었다.

2005년 인도네시아 아체(Aceh)에서는 미국 민간구호기구인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이 당했다. 쓰나미 이재민 50만명의 주택 재건을 맡은 건설업자들이 기반 공사도 안 하고 달아난 것. 경험 부족으로 위기에 처했던 세이브 더 칠드런은 옴부즈맨을 통해 모든 계약을 재점검했다. 그 결과 사기계약 44건을 적발해 39건을 기소했다.

TI의 로슬린 히스(Hees) 고문은 "재해 현장은 조직이 붕괴된 상황에서 물자가 밀려들기 때문에 부패에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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