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덕에…"작년 풍력 보급량, 하마터면 `0` 될 뻔"

[뒷걸음질 하는 풍력]③바닥 기는 보급량
산업부, 소숫점 한 자릿수로 표기 원칙
0.066GW인데 0.1GW로 반올림해 발표
프로젝트 1개만 밀렸어도 반내림해 '0'
  • 등록 2022-01-28 오전 6:40:22

    수정 2022-01-28 오전 6:40:22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하마터면 0GW(기가와트)라는 숫자를 발표할 뻔 했네요.”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 재생에너지 보급 조사 결과’를 본 풍력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무슨 얘기일까. 산업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보급량이 4.8GW로 잠정 집계돼 보급목표(4.6GW)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풍력의 보급량은 0.1GW였다.

지난해 11월 전남 장흥군 유치면 일대에 준공한 18㎿ 장흥육상풍력 전경(사진=서부발전)
풍력발전 보급량은 태양광(4.4GW)은 물론 기타(0.3GW) 항목에도 한참 못 미쳤지만, 사실 이마저도 올려잡은 수치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준공돼 상업운전에 들어간 풍력단지는 △강원 태백 금봉풍력(24MW) △강원 평창 청산풍력(21.6MW) △전남 장흥풍력(18MW) △제주 북촌 서모풍력(3MW) 등 4곳으로, 보급량은 66.6MW(메가와트)였다.

이를 GW(1GW=1000MW)로 환산하면 지난해 풍력발전 보급량은 0.066GW이지만,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소숫점 한 자릿수로 내놓는 산업부는 반올림해 0.1GW로 발표했다. 지난해 준공한 20MW급 내외 풍력발전소 중 한 곳만 일정이 삐끗해 올해로 넘어왔더라면 풍력 보급량은 50MW 밑으로 떨어졌고, 반내림해 0GW로 발표해야 했다. 그나마 18MW 규모의 장흥풍력이 지난해 11월 준공해 통계 막차를 타면서 가까스로 반올림 문턱을 넘었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인·허가 규제와 주민 민원 등의 이유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아 지난해 풍력발전 신규 보급은 처참한 수준이었다”면서 “주요 프로젝트 중 1개만 더 일정이 밀렸어도 풍력발전 보급량은 정부 추계 상 0GW로 발표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바닥을 기는 풍력 보급률이 답답해 내뱉은 자조 섞인 말이다.

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발표한 뒤 풍력 보급량은 △2018년 161.3MW △2019년 191.0MW △2020년 160.0MW △2021년 66.6WM로, 매년 100MW 안팎에 그치고 있다. 같은 기간 태양광은 해마다 4GW 가량 보급되며 두 발전원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태양광과 풍력의 누적 재생에너지 설비(2021년말 기준)는 각각 21GW, 1.7GW로 12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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