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투자도 '찬물'

해외 부동산투자 찬바람만 '쌩쌩'
국내 거주자 송금액 최저치..세계 주택 회복세와 대조적
  • 등록 2014-07-16 오전 7:00:01

    수정 2014-07-20 오전 11:31:46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지난해 국내 거주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이 정부가 규제 문턱을 크게 낮춘 2000년대 중반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택시장에 최근 경기 회복의 훈풍이 불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글로벌 부동산 불패 신화에 한 번 금이 간 뒤로 국내 투자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본지가 입수한 외환은행·HSBC 등 국내 소재 외국환 취급 은행 20곳의 신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국외로 송금한 금액은 총 1억7900만 달러였다. 이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해외 부동산 취득 실적은 정부가 외화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2006년 투자 빗장을 열자 1년만에 열풍을 타고 8억7400만 달러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적인 집값 폭락 여파로 2009~2012년 사이 연간 2억 달러 안팎을 오가다가 지난해 급기야 그 실적이 바닥을 친 것이다. 주요국 집값이 2012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중국의 경우 작년 미국 주거용 부동산 투자 규모가 1년 새 70% 이상 늘어나는 등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국내 고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의 전년도 부동산 취득 실적은 1억3180만 달러로, 2007년(4억9120만 달러)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풍부한 투자 수요를 노리고 국내에 밀려들었던 해외 부동산 투자 컨설팅 업체와 브로커들도 줄줄이 간판을 내린 처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한때 현지 대행업체와 손잡고 경쟁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지만 수요가 줄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런 영업을 하지 않는다”며 “뜸했던 해외 투자 문의마저 올해 들어서는 아예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얼어붙은 해외 투자 심리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지난 1분기(1~3월) 국내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 실적(3760만 달러)도 2007년 이래 역대 1분기 중 두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연구팀장은 “미국 주택시장의 성장률이 올해 들어서 주춤한데다 양적 완화 축소 영향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마저 올라 해외 부동산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자=국내에 주소를 둔 법인이나 6개월 이상 머무르는 내·외국인을 일컫는 외국환 거래법상의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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