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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은 전범” 첫 언급
1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 이후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을 가리키며 “그는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푸틴 대통령을 두고 전범이라고 규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은 그동안 전범이라는 용어를 쓰는 건 주저해 왔다. 전쟁범죄로 규정하려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특히 병원을 공격하는 등 잔혹성을 드러내자 결국 전범이라는 용어를 쓰며 맹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을 향한 가장 강도 높은 레토릭(수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가장 큰 병원에서 수백명의 의사와 환자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건 전시의 잔혹 행위(atrocities)이고 세계에 대한 모욕”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세계는 푸틴 대통령이 큰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결단으로 단합해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공식 규정하면서, 서방 진영과 러시아간 공방전은 한층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계획을 별도로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스스로 지키고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지원할 것”이라며 드론을 비롯해 8억달러(약 9900억원) 규모의 대공무기와 군사장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800기의 스팅어 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우크라이나군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헬리콥터를 포함할 것”이라며 “(드론까지 포함한 건) 최첨단 무기를 보내겠다는 약속 이행의 차원”이라고 말했다.
“도와달라” 젤렌스키 격정 토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대규모 지원 약속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 이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15분간 화상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세계의 지도자가 된다는 건 평화의 지도자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생각할 때 2차 세계 대전 때 하와이 진주만에서 일본의 공격을 받았던 것과 2001년 당시 9·11 테러를 당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모습, 우크라이나 아이와 여성이 울부짖고 희생자를 땅에 던지듯 묻는 모습 등 참혹한 장면을 담은 1분30초짜리 영상을 보여줬다.
그는 “미국 의회가 더 많은 일을 해 달라”며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원하는 모든 러시아 정치인을 제재하고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 파괴에 사용할 수 있는 단 한 푼의 돈도 받을 수 없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미국 기업들은 러시아를 떠나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의 하늘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비행 금지 구역 설정을 요구한 뒤 “그것이 어렵다면 항공기와 방공 시스템을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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